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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atia

떠나며 - Croatia + 돌이켜 보니 3년만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이었다. 대학원 연차가 낮을 때는 좀 더 자주 여행 다닐 수 있을 거라는 근거없는 희망에 사로잡혀서 이 곳 저 곳 알아보곤 했는데 현실에 충실하다보니 그리고 또 미국에도 여행다닐 만한데가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은터라 오랜만에 즐겁게 다녀왔다. 더불어 이렇게 길게 밖에서 지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던지 크로아티아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온전히 휴식하는데 써버렸다. 하긴 이번에 미국에서 아일랜드 아일랜드에서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 프랑스에서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에서 영국 영국에서 아일랜드 그리고 미국, 이렇게 거쳐간 나라만 6 나라였으니 길긴 길었지. 돌아오자마자 실험실에 나갔더니 교수가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뜬금없이 악수를 청해 흠칫 놀라기도 했다. 이제는 학생이라.. 더보기
Lapad - Dubrovnik, Croatia (2013. 6. 14) 다음 날이면 이제 크로아티아를 떠난다. 그래서 이전 같으면 '마지막까지 불살라 보자.'해서 뭔가 또 다른 여행을 계획했을텐데 집나온지 3주째에 다다르다보니 더군다나 그 중 일주일은 이탈리아 어느 이름없는 산 속에 갇혀 발표를 듣다보니 그냥 쉬고 싶어졌다. 이렇게 좋은 숙소를 두고 더운 날 나가기도 그렇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싶기도 해서 설렁설렁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보통 Dubrovnik에서 이렇게 하루가 남을 경우 Lokrum과 같은 주변 섬에 가거나 몬테네그로로 하루 국경을 넘어갔다고 온다고 한다. 아버지는 몬테네그로로 가는 길이 그렇게 멋지다고 하셨는데, 난 다음 기회에. Lapad는 여행객들이 숙소로 많이 찾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현지인들도 생활을 하는 곳인지라 아침 시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 더보기
Night sightseeing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도시 전체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달빛을 받아서 그리고 조명을 받아서 환상적이다. 관광지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는 밤에도 계속 이어졌고 거리를 걷는 발걸음은 더욱 경쾌해졌다. 분명 낮에 지나갔던 길인데 새로운 곳을 지나가는 것 같아서 심심하지도 않고. 낮에는 화려한 옷을 입었다가 저녁에 우아한 드레스로 갈아입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것처럼 투명한 대리석 거리는 도시를 투영하고 있고 그 위를 마치 물위를 걷는 것 처럼 걷다보니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그러다 출출해져서 식사를 했다. 크로아티아가 사실 먹거리로 유명한 나라는 아닌데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이탈리아와 가까운 관계여서 그런지 음식에 대해서는 대부분 좋은 기억만 남아있던 것 같다. 주로 Lonely planet에서.. 더보기
Mt. Srd 2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사실 가장 아름다운 도시 전경은 해질 무렵 붉은 지붕이 저녁 햇살에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라고 하여 저녁마다 Mt. Srd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 맞추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 이 날도 약간 늦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다. 자동차가 있으니 이렇게 매일매일 올라올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가는 길도 한 번 잘 찾아두니 또 한 번 잘 올라가니 처음처럼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이제 야경을 볼 시간이다. 더보기
Rector's place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지도에 딱히 표시되어 있지 않은 거리를 거닐다 다시 눈에 익은 대리석이 깔린 거리로 돌아와 Rector's palace를 들어가 보았다. 말그대로 집정관이 집무를 보던 곳인데 현재는 이 Dubrovnik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래 박물관에는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아서 기억에 남는 건 없지만 단 한 곳 유고 내전 당시 폭격 당한 이 곳 Dubrovnik의 사진을 전시해 놓은 곳은 강렬하게 남아있다. 빛나는 거리에 박힌 탄흔, 불타는 거리, 난을 피하러 또는 난 속으로 떠나는 사람들, 소거된 거리 등등. 흑백 사진은 흑백 사진대로, 컬러는 컬러대로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강한 메세지를 던져주었다. Rector's palace는 미처 돈이 없어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젊지만 가난한 여.. 더보기
Church of St. Ignatius - Duborvnik, Croatia (2013. 6. 13)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각 도시에서 꼭 봐야할 것들이 있는 경우가 참 많다. 예를 들어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가봐야 한다든지 워싱턴 DC에 가면 백악관을 가본다든지. 하지만 또 그냥 이름 모를 거리를 걸어다니는 재미가 분명 있다. 왠지 예술의 향기가 느껴지는 파리의 거리라든지 뭔가 바쁘게 움직이는, 세계 정치의 중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옷깃을 스칠 지도 모르는 DC의 거리. Dubrovnik의 거리는 왠지 후자의 즐거움이 더 강한 것 같다. 여행 안내서가 알려주는 데로 이 곳 저 곳 들러보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까지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 대신 그 곳까지 찾아가는 동안의 느낌이 왠지 더 진하게 남아있다. Church of St. Ignatius는 도심에서도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가는 동.. 더보기
Stradun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햇살이 참 좋은 날이었다. 너무나 햇살이 좋아서 걷기에는 조금 더웠었었지만 맛있는 크로아티아의 젤라또는 혀끝에서 더위를 잊게 했다. Stradun은 Dubrovnik 구시가의 중심거리로 서쪽의 Pile gate와 동쪽의 Ploce gate사이의 300m 정도의 거리를 잇고 있다. 거리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햇살을 받아 마치 반투명 거울처럼 빛을 발한다. 그래서 인지 딱딱한 돌이지만 왠지 모르게 푹신거리는 느낌도 있고 괜히 맨발로 걸어보고 싶기도 했다. 아무래도 장기 여행자의 트레킹화나 운동화 보다는 또각또각 소리나는 구두가 더 어울릴 것 같은 느낌? 사실 이 거리는 처음 만들어질 때는 이렇게 까지 신작로는 아니었는데 1667년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된 이후 재건하는 과정에서 제대로된 도.. 더보기
Franciscan monastery & museum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성벽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도심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처음 들른 곳은 Francisco monastery. 두꺼운 성벽안에 모든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야 하다보니 입구가 참 좁다. 역시나 박물관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이 안에 있는 약국에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 보았다. 정말로 오래되어 보이는, 온몸으로 '나 문화재요.'라고 말하는 듯한 건물 입구 한켠에 약국을 뜻하는 더군다나 전기로 발하는 푸른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약국은 현재까지 그 기능을 하고 있는 약국 중에 유럽에서 3번째로 오래된 약국이라고 한다. 1391년부터니 거진 600년이 훌쩍 넘었네. 시약장에는 예전에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던 천연추출불이라든지 향신료 등이 유리병에 곱게 담겨져있었다. 종종 눈에 띄는 갈색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