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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Croatia (2013)

떠나며 - Croatia


<랩미팅 발표 자료 중>

+ 돌이켜 보니 3년만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이었다. 대학원 연차가 낮을 때는 좀 더 자주 여행 다닐 수 있을 거라는 근거없는 희망에 사로잡혀서 이 곳 저 곳 알아보곤 했는데 현실에 충실하다보니 그리고 또 미국에도 여행다닐 만한데가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은터라 오랜만에 즐겁게 다녀왔다. 더불어 이렇게 길게 밖에서 지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던지 크로아티아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온전히 휴식하는데 써버렸다. 하긴 이번에 미국에서 아일랜드 아일랜드에서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 프랑스에서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에서 영국 영국에서 아일랜드 그리고 미국, 이렇게 거쳐간 나라만 6 나라였으니 길긴 길었지. 돌아오자마자 실험실에 나갔더니 교수가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뜬금없이 악수를 청해 흠칫 놀라기도 했다. 이제는 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땔 텐데 이렇게 길게 여행할 수 있을까? 상상해보니 자신이 없다. 

+ 어쩌다 크로아티아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돌이켜 보면 아버지께서 참 좋았더라 추천해 주시기도 하셨고  Y형이 가보려고 한다고 살짝 뽐뿌를 넣어주시기도 하셨고 실험실 B가 신혼여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서 (결국 B는 못갔지만 나는 다녀왔네)  항상 머리 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남들이 좀 덜 가본데를 가보고 싶은 욕망 같은 것도 있었고. 지금이야 꽃보다 누나 덕분에 난리가 났지만 내가 준비할 때만해도 그렇게 까지 잘 알려진 곳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도 크로아티아하면 크로캅이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 다음에 떠오른게 유고 내전이었으니. 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유럽 사람들이 이미 많이 찾는 휴양지답게)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뭔가 불편함에서 오는 스릴 또는 그 불편함을 이겨냈을 때의 보람 같은 것은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젊은 시절 때의 배낭여행 보다는 신혼 여행이나 가족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 크로아티아는 그렇게 큰 나라가 아닌데다가 관광지가 아드리아 해를 따라 위치하고 있어서 시간이 짧으면 우리처럼 Zadar에서 시작해 5일 정도면 Dubrovnik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여기에 수도인 Zagreb를 넣느냐 아니면 로마시대의 유적이 있는 서북쪽 지역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일정을 다르게 할 수 있으리라. 교통편은 차를 렌트하는게 아마 가장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도로도 괜찮고 차도 별로 없어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단 구도심에는 차를 가져가지 말 것. 구도심 들어가기 전에 왠만하면 주차를 해놓고 가야 제대로 관광할 수 있을 것 같다.

+ 먹는 것도 걱정했던 것 보다는 훨씬 맛있었던 같다. 특히 크로아티아의 젤라또는 내 평생 먹은 젤라또 중에 최고였다. 피자도 이탈리아 문화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괜찮았다. 단 Plitvice 공원에서 먹었던 햄버거는 완전 비추. 공원은 제법 큰데 먹을 건 별로 없어서 간식거리를 이 곳에서는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 

+ 이제 다녀온지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페루나 아이슬란드는 짧게 짧게 글을 썼는데 이 곳에서는 사진도 많이 넣고 글도 조금은 길고 충실하게 썼던 것 같다. (그래서 크로아티아는 30개 정도로 마무리가 되네). 박사 과정 중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며 또 그 때의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여행기를 정리하는게 어찌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고도 조금 부족함이 있어서 따로 사진만을 모아서 tumblr (bbackjinphoto.tumblr.com)를 열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방문해 주시길. 그리고 언제나 같이 다녀주는 아내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 다음 여행기는 일단 한창 쓰던 Utah/Arizona를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