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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떠나며 - Peru 여행기를 남기기 시작한지 거의 1년이 되었구나. 그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일주일 후 페루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Machu picchu가 닫히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고 한국과 페루는 FTA를 체결하여 조금 더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마음속의 머나먼 나라들이었던 남미에 조금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스페인어가 가진 잠재적인 힘에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나머지 아이슬란드 행 비행기 표를 질러버렸지. 생경함에서 시작했던 여행은 어느 새 친밀함으로 바뀌었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Colca에서 가이드가 나의 인생에서 어쩌면 단 한 번 밖에 오지 못할 곳이라고 했지만 항상 내 마음속에 그리고, 여기에 써놓은 허세 넘치는.. 더보기
마지막 만찬 in Larco Mar - Lima, Peru (2010, 1, 6) 해안절벽에 세워진 쇼핑센터 Larco Mar. 강남 코엑스 몰처럼 극장과 같은 유흥시설부터 여러가지 쇼핑거리들이 모여있었다. Lima에서는 나름 빠듯한 일정 때문에 야경을 즐기지 못했었는데 쇼핑몰의 화려한 불빛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역시 장소가 장소인 만큼 젊은 사람들이 가득한 이 곳을 돌아다니니 페루에서 인기있는 상표와 우리에게 익숙한 상표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만찬. 나라를 떠나기 전에 제대로 한 번 식사를 해 봐야하는 법.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페루는 농수산물이 주요 산물이라 풍부한 음식을 즐길 수 있지만 이 날 내가 선택한 음식은 세비체(ceviche). 일종의 생선 회 무침인데, 미국에서는 좀 처럼 생선 회를 먹을 기회가 없던터라 느낌이 새로웠다. 한국에서 회를 먹을.. 더보기
Parque del Amor 2 - Lima, Peru (2010, 1, 6) Parque del Amor에서 멀어지니 정말 마지막 날이라는게 실감이 되기 시작하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여전히 그 절벽은 저기에 있고 저 공원 역시 저 자리에 있다. 모든 것이 저 자리에 있지만 여행자들은 그들이 원래 있던 자리에 언젠가 돌아가야하니까. 태평양 저 멀리 수평선 밑으로 페루에서의 마지막 해넘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거의 일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차마 글로는 표현할 수 없던 감정이 그대로 밀려온다. 짧은 글 실력으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그 때 그 느낌. Hey!! 벌써 감상에 젖지마!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어! 더보기
Parque del Amor 1 - Lima, Peru (2010, 1, 6) Miraflores 해안 지역에는 Lima의 유명한 해안절벽이 펼쳐져있어서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절벽의 심상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곡선, 마치 팥떡을 뭉텅뭉텅 잘라 모래성 쌓듯이 쌓아놓은 듯한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 해안 단구 밑으로는 나름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비록 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간혹 볼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위험한 지역이라 방문은 비추란다.) 저 해안절벽에서 페러글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다고는 하는데, 찾아보지는 않았다. 이 해안절벽 위로 전망대와 공원들이 이 곳 저 곳 자리잡고 있는 데 그 중 백미는 역시 Parque del Amor, 사랑의 공원이 아닐까 한다. 1993년 발렌타인 데이에 만들어졌다는 이 공원은 사랑이란 테마를 가지고.. 더보기
Parque Kennedy - Lima, Peru (2010, 1, 6)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다시 Lima 시내로 들어와 Miraflores행 버스로 갈아탔다. Miraflores는 구시가인 Centro에 비해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수백년동안 Lima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자연히 체득된 고풍스러운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남미의 미래를 위해 달려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동네다 보니, 해외 유명 상품 광고와 현대적인 건물들이 가득차있었다. 이런 Miraflores의 중심에 Parque Kennedy가 위치해 있다. 사실 Lima를 여행할 때 꼭 방문해야 할 만큼 볼 거리가 많은 공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산책을 하는 모습들이 정겨워보이는 곳이다. 벼룩시장이 열리거나 소규모 공원도 활발히 열리는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운이 없었.. 더보기
Pachacamac 2 - Lima, Peru (2010, 1, 6) 태양의 신전. 손가락만 데면 먼지로 부스러져 버릴 것 같은데 저 형태로 수천년을 서 있는 Pachacamac의 터줏대감. 비록 풍화로 피부는 벗겨져 벽돌을 켜켜이 쌓아 만든 골조가 생생하게 노출되어있었지만 잉카시대 석조 건물과는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 왔다. 튼튼하게 그 형태를 온전하게 보전되어 온 Cusco의 석조 건물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기름기가 흐르는, 윤택함에서 발산되는 화려함이 있다고 한다면 이 곳의 건물들은 무수한 펀치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서도 기어코 다시 일어나는 하얗게 불태우는 권투선수의 치열함에 묻어있는 끈기와 의지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태양의 신전 정상에 서니 신전의 담벼락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바다와 사막 사이에 푸른 농경지가 있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치 사막 한가운데 있.. 더보기
Pachacamac 1 - Lima, Peru (2010, 1, 6) 사실 Pachacamac은 가기가 망설였었다. Centro나 Miraflores 등 구역별로 잘 묶여져있는 Lima의 볼거리들과는 달리 시 외곽에 떨어져있는 Pachacamac은 교통이 너무 불편했었다. 택시를 탔다간 왠지 대박으로 바가지를 쓸 것 같고, 스페인어는 전혀 모르고. 이런 우리에게 숙소 아주머니께서 그 짧은 영어로 가 볼만하다고 추천하시면서 우리가 택시기사에게 해야할 말들을 친절히 대본 짜듯이 알려주셨고 버스로 갈아타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알려주셔서 급 용기를 얻어 숙소를 나섰다. lonely planet에서 알려주는데로 일단 Primavera bridge까지 택시로 이동한 다음, Pachacamac / Lurin 행 버스를 타고 가다 Pachacamac에서 내리면 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 더보기
공항 - Cusco / Lima, Peru (2010, 1, 6) 공항은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해주는 통로와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이 곳을 거쳐간다.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헤어짐을 준비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여행 마지막 날 절정을 지나 멋진 마무리를 하기 위해 정들었던 Cusco는 안녕을 고하고 Lima와 재회하기 위해 이 곳으로 왔다. Cusco 공항은 많은 여행객이 드나드는 곳이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아주 작은 규모였고 시내 중심가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였다. 비행기 표를 구매할 때 세금이 포함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따로 세금을 내란다. 그것도 10달러나! 예상외의 지출은 늘 기분이 좋지 않은 법. 툴툴 털어버리고 Cusco 공항의 상징인 잉카문양을 지나 Lima로 향한다. Lima는 확실히 안데스 고지대의 Cusco보다 건조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