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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Croatia (2013)

Franciscan monastery & museum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성벽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도심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처음 들른 곳은 Francisco monastery. 두꺼운 성벽안에 모든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야 하다보니 입구가 참 좁다. 역시나 박물관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이 안에 있는 약국에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 보았다. 정말로 오래되어 보이는, 온몸으로 '나 문화재요.'라고 말하는 듯한 건물 입구 한켠에 약국을 뜻하는 더군다나 전기로 발하는 푸른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약국은 현재까지 그 기능을 하고 있는 약국 중에 유럽에서 3번째로 오래된 약국이라고 한다. 1391년부터니 거진 600년이 훌쩍 넘었네. 시약장에는 예전에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던 천연추출불이라든지 향신료 등이 유리병에 곱게 담겨져있었다. 종종 눈에 띄는 갈색병이 괜히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 약사분이 뭔가 한창 설명하고 계셨는데 알고보니 화장품. 샘플을 발라볼 수 있게 해놓기도 해서 많은 여행객들이 (아니면) 현지인 분들이 너도나도 손등에 발라보고 있었고, 나도 호기심에 해 보았는데 뭐 그닥 좋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마 내가 둔해서 그런걸지도.)  여튼 공간은 과거인데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만 현재인 것 같아서 괜시리 신기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나중에 안 건데 이 곳은 원래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이다. 하긴 아픈 사람이 약 지으러 왔는데 엄한 관광객들이 카메라 들고 괜히 북적북적 대면 좋을 게 없겠지. 
원래 수녀원인 곳이어서 그런지 약국을 나서자마자 갑자기 고즈넉해진다. 수녀원 한 켠에 있는 박물관에 들어가보는 대신 회랑을 따라 걷다가 잠시 정원에 들러보았다. 밖에는 관광객들로 아니 예전부터 이 곳 사람들의 생활 소음으로 가득차있는데 이 곳은 고요하기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