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순서인 Matilda (2016. 4. 5)를 쓰려고 곰곰히 생각하던 차에 또다시 덜컥 로터리에 당첨되어 Tuck everlasting을 보았다. Matilda는 개인적으로 많이 알아듣지 못해서 인지 딱히 쓸말이 없었는데 Tuck everlasting은 조금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Preview 기간이 한 달 정도 있었지만 정식 공연 시작은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공연이어서 인기가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오픈발인지 주말이어서 인지 극장이 가득 찼었다. 원작이 미국에서는 제법 유명한 동화라던데, 그리고 그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이미 두 번이나 개봉했다던데, 그러고도 뮤지컬이라는 형태로 다시 만들어진 걸 보면 이 이야기가 이 곳에서 얼마나 사랑 받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모험을 해 보고 싶었던 소녀, 위니가 신비한 샘물 덕택에 영원의 생명을 얻은 턱 가족을 만나 (그래서 제목이 Tuck everlasting) 일어나는 일을 2시간 30분 동안 채워놓은 공연이었다. 동화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조금 아이들을 위한 내용아닐까 걱정했었고 실제로 1막까지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아이들의 모험극 같은 느낌이었는데 2막에서 "영원"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또 거기에 나름대로 답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묻는 것 같았다.
+ 오늘부터 더 이상 늙지도 않고 그래서 죽지도 않으면 그래서 변하지 않으면 이 상태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래서 더 이상 성장하지도 못하고 가족을 이루지도 또 만들지도 못하면 그래서 또 새로운 추억을 쌓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2시간 내내 아름다운 노래가 가득하지만 마지막 노래 한 소절없이 오로지 음악과 춤으로만 표현한 장면에서 작품이 내어 놓은 해답은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힘든 그래서 계속 바뀌고 그래서 성장하는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가가 아닐까 싶었다. 정말 동화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마지막에서 가슴 뭉클해지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Up에서 초반 10분 정도까지의 장면에서의 느낌과 (결론은 정반대지만) 비슷했다. 좀 더 나아가 우리는 닻을 내려 놓은 배가 아니라 인생이란 긴 강을 흘러내려가는 배와 같으니 오늘 하루 어제 보다는 더 나아지기 위해서 힘쓰고 또 내일 하루는 오늘 하루보다 더 나아니지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래서 또 이렇게 한없이 게을러지기 쉬운 이 일요일 오후에 이렇게 감상문을 남긴다.
+ 정말 Brand-new한 공연이라 소개할 만한 동영상이 없지만 마침 우리 공연에서도 주연이었던 Sarah Charles Lewis가 부른 오프닝 곡 Everlasting을 소개한다. 무대에서는 조금 지나치게 화려하고 지나치게 배우들이 많아 알아듣기도 힘들고 산만했는데 이렇게 단순하게 피아노 반주와 독창으로 들으니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은 다 잊혀지더라. 참고로 로터리 홈페이지는 tuckeverlastinglott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