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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 up the Volume!

Something rotten! (2015. 5. 17)

+ 올해 봄 운이 좋아서 인기있는 Broadway 뮤지컬들을 싸게 볼 수 있는 복권에 당첨이 되어 작년까지만 해도 한 번도 본 적 없던 뮤지컬들을 제법 많이 봤다. 그 중에 Fun home은 Tony award best musical 수상 기념 삼아 그리고 미국에서의 동성 결혼 합법화를 기념하여 지난 번에 남겼고 이번에는 Something rotten!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Something rotten!은 Online lottery(https://jujamcyn.turnkeysurveyor.com/se/4D0A7D4901A135F2)를 진행하는데 당일 상영시간 3시간 반 전까지 이름과 이메일을 남겨서 당첨이 되면 한 사람당 2장씩 35불에 1층 가장 앞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2층 구석 자리가 4~50 불이고 1층은 100불이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좋은 가격). 이 뮤지컬을 봐야지 마음을 먹고 거의 매일 지원했는데 운 좋게도 일요일에 덜컥 당첨이 되어 부랴부랴 뉴욕으로 갔다. 표를 받으면서 흘끗 당첨자 목록을 봤을 때 12명 정도 당첨자가 나왔던 것 같았다.

+ 사실 Online lottery 매일 지원하기는 했으나 줄거리는 전혀 모르는 상태여서 (언제나 그렇듯) 혹시 영어 못알아들으면 어쩌나 걱정하긴 했으나 크게 문제는 없었다. 주인공인 Bottom 형제는 Shakespeare 처럼 인기있는 연극을 쓰고자 하나 잘 되지 않아 전혀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예언자의 예언에 따라) 고안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뮤지컬이라는 내용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예언자 (이름이 노스트라다무스다, 물론 그 노스트라다무스는 아니다)가 미래에 인기있는 뮤지컬들을 조금씩 조금씩 그려내면서 부르는 뮤지컬 넘버 "A musical"은 정말 인기있는 뮤지컬 곡들이 응축되어 들어있다. 하긴 이 곡 자체가 Oz의 Wonderful의 리메이크라고 볼 수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이 A musical은 올해 Tony award 오프닝에 공연되었고, 그 중에 아는 뮤지컬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곡 공연 중에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는 순간 순간이 다른 뮤지컬들의 히트곡들이 슬쩍 지나가는데 순간일 터인데 뮤지컬 보기 시작한지 별로 되지 않아서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지만. (유튜브에 보통 Tony award 공연 실황이 올라와있는데 왠일인지 이 곡은 묶여있네 쩝)

+ 아무래도 작가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글쓰기를 즐겨하는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은 참 글쓰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렇게 방문자가 많지 않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올리려고 해도 꽤나 많은 시간 고민하는데 전문적인, 그리고 글로 밥벌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싶다. "Hard to be the Bard."를 부르는 Shakespeare의 모습에서 괜히 논문 쓰려고 앉았다가 인터넷만 하는 나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씁슬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한다는 이야기를 이 뮤지컬은 하고 있었고 나도 더 늦어지기전에 이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이왕 하고 싶은 이야기니깐 잘 하고 싶고 잘 하고 싶으니깐 논문에는 좋은 데이터와 좋은 그림 그리고 유려한 논리를 갖춘 문장을, 여행기에는 멋진 사진과 자세한 묘사 그리고 정보 제공을 해야지 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 사족으로 Birdman 볼 때 아 저 극장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뮤지컬 공연장이 그 St. James theater 였다. 영화에서는 엄청 크게 느껴졌는데 맨 앞줄에서 봐서 그런지 그렇게 커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는 공간감이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공간감과 크게 다른 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