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석벽을 오른다. 저 밑에 작은 마을이 정말 성냥갑처럼 보인다. 그리고 반대편 산허리에 건물들이 위태위태하게 지어저였다. 저 건물들은 군량미 등을 저장하는 일종의 저장소라고 하는데 저기서 물건 한 번 꺼내오려면 땀 꽤나 흘리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긴 말단 부하들만 힘들지, 도난 등을 생각한다면 최적의 장소일지도. 신기한 것은 저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고 거의 천년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건축물들이 이어진다. 일명 "Wall of the Six Monoliths." 이 부분은 제단의 일부분이라고 하는데 정상이라 그런지 세찬 바람에 서있기가 쉽지 않았다. 이 바람을 견디고 서있는 저 벽에 존경을 보냈다. 더군다나 이 돌들은 반대편 계곡에서 이 곳까지 날라 와서 세운거라니 그 고역이 상상되었다. 잉카의 석재술이야 이미 감탄할데로 감탄한터라 별 감흥이 없었는데 대신 이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감동을 주었다. 높낮이의 큰 변화없이 달리는 안대스 산맥의 줄기가 둘러싼, 그리고 그 경쾌함을 묘사한 요새의 모습은 정말 잊기힘든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