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건너편 테라스로 넘어간다. 테라스 간간이 계단식 농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저 밑의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왠지 내가 비현실적인 공간을 소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긴 Machu picchu를 거닐다 올라온 Ollantaytambo 요새는 Machu picchu 못지않는 시각적인 생경함을 가져다 주었으니깐. 이 형이상학적인 걸음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현실 세계의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분명 문닫는 시간은 6시인데 5시 30분 부터 퇴장을 재촉한다. 게으른 사람들.
무시하고 수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곳 저 곳 홈을 파서 원하는데로 물길을 낸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졌다. 하긴 Machu picchu에서 물길을 조절하는 걸 보면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리라. 이 곳 Ollantaytambo는 마을 전체가 잘 정리된 수로를 가지고 있다. 몇시간 전에 내린 비 탓인지 생각보다 맑은 물이 흘러 괜히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제 Cusco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제 내일이면 Lima로 돌아가고
그리고 다음날에는 집으로 돌아가겠구나.
Cusco로 돌아가기 위해 Collectivo나 택시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르망 86년형.
페루 곳곳에 우리의 옛날 모습이 알알이 박혀있어 또다른 재미를 준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밤하늘에는 북반구에서는 보지 못 할, 그래서 잘 알 지도 못하는 별들에 취해 여행의 막바지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