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집안에 있기가 근질근질해져 근교로 자주 나들이를 나가는 편이다. 더군다나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대학원 생활이 끝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평일에는 알게 모르게 힘든 일도 많고 해서 밖에서 하이킹을 자주하는 편인데 이 날은 왠지 욕심이 더 나서 West Virginia까지 나가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Harpers Ferry. 사진에서 보다 시피 Shenandoah 강과 Potomac 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여 예로 부터 교통의 요지로 역사가 깊은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Virginia, Maryland, West virginia 세 곳이 맞닿는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전통적인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마을을 즐길 수 있다. 주로 기념품 가게나 식당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들 중에는 이 곳의 역사를 간단하게 보여주는 전시관도 있었다. 이 곳은 역사적으로 노예 페지론자인 존 브라운 (John Brown, 1800-1859)가 이 곳에 설치되어있던 무기고를 습격하여 노예 해방을 위한 무장 봉기를 일으켰던 곳으로 유명한데 이 봉기는 비록 진압되었으나 뒤 이은 남북전쟁의 도화선 중 하나가 되었다고 알려져있다. (지금은 별 건 없었지만) 그 당시 무기고의 자리가 표시가 되어있었다. 더불어 Baltimore & Ohio railroad에서 강을 건너는 두 개의 다리가 이 곳을 지나는데 이 곳에서 바라본 강이 합쳐지는 지점 일명 "The point"가 보기에 좋더라.
다리를 건너 마을 반대편으로 짧은 등산을 하면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다. Harpers ferry를 소개하는 사진은 거의 이곳에서 찍었다고 해도 무방할 듯. 두 강이 합쳐지는 곳에서 두 지역으로 나누어지어 일어난 전쟁의 단초가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는게 문득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