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피츠버그 산 지 어언 반 십년이 되어가는데 볼티모어 주변처럼 돌아다녀 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마음 먹고 근교로 나가 보자고 하였으나.....이거 뭐 딱히 가볼만한데가 없더라. 그나마 한 곳이 우리의 정보망에 잡혔으니 바로 Falling water 우리말로 낙수장이란 곳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 Frank Lloyd Wright에 의해서 지어진 Kaufmann가의 별장으로 폭포 위에 지어진 특이한 구조로 유명하며 자연과 잘 어우러진 건축물로 미술 교과서에도 소개가 되어왔다. 겨울인 1월 2월을 제외하고는 연중 다양한 그리고 가격도 천차만별인 투어가 운영되고 있고 사실 딱히 건축이나 Kaufmann가에 관심이 없던 우리는 단순 입장료 $8을 내고 건물 외관 구경과 주변 하이킹을 했다.
근데 입장 인원을 관리하는지 예약을 하지 않은 표를 구하기 위해 스타벅스에서 커피 기다리듯 알람을 손에 들고 매표소 주변을 서성여야만 했다. 물론 당연히 어쩌면 다행히 그리 오래지 않아 구경할 수 있긴 했지만. 기다리는 와중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을 했다. 나름 피츠버그에서 백화점을 운영했던 부유한 사람들이 소유했던 건축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라 그런지 왠지 기념품 가게도 고급스러워 보이긴 했는데 자세히 보면 딱히 이게 Falling water를 방문한 기념이 되는 물건인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왠지 시내의 백화점에서 사야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나 할까? 대신 눈에 확들어오는 것은 LEGO Architecture 시리즈의 Falling water (사진은 흐려서 뺐다). 사실 요즘 이 LEGO Architecture 시리즈를 수집하고 있는데 작고 아담하여 가격도 고만고만한 다른 물건과는 달리 이 Falling water는 뭘 믿고 그러는 지 몰라도 크기와 가격이 제법 부담스러워 아직까지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
매표소/기념품 가게 건물을 뒤로하고 Falling water로 가는 산책로 주변으로 간단하게 정원이 꾸며져 있었고 제법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개울가도 지나갔다. 그래 돈도 많을 텐데 어지간히 좋은 데 별장터를 잡았으려구.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개울의 물이 조금 더 흘러 Falling water가 있는 곳에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 폭포가 너무 높거나 크면 별장 짓기가 쉽지 않았겠지 ㅋ.
그리고 나타난 Falling water. 마치 폭포 위에 거대한 판을 층층히 쌓아놓은 모양이 현대적인 미를 발산하는 것 같다가도 또 딱히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밑에서 폭포와 같이 바라보니 폭포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선에서 느껴지는 상쾌함과 좌우로 벌려진 건축물이 불러일으키는 안온함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싼 자연의 요소요소까지도 계산해서 건축된 Falling water가 지금까지 이렇게 사랑받는 건 이런 어우러짐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