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lit까지 올 때는 아드리아 해변도로를 타려고 하다가 버벅대서 정작 해변도로도 아니고 좋지도 않은 길을 타고 내려왔는데 Dubrovnik까지는 시간도 조금 늦을 것 같아서 아무 고민없이 고속도로로 향했다. 이 고속도로는 북으로는 수도 Zagreb와 남으로는 Dubrovnik까지 연결되있는 듯 보였지만 막상 Dubrovnik까지는 연결되어있지는 않았다. 대신 계속 연장 중인지 끝에 공사구간에서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었고 네비케이터는 업데이트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여튼 새 도로라서 그런지 도로사정은 아주 좋았고 차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다드리 기본은 시속 120km로 달리는 듯 했다. 아무래도 내륙이다 보니 제법 큰 산들이 눈앞을 가로 막다가 어느새 뒤로 지나쳐 버리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시원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니 마을들이 점점이 나타났고 그 마을사람들이 경작하는 듯한 경작지들이 산들에데 둘러싸여 폭 파묻혀있었다. 어느 새 해변도시들의 붉은 지붕들에 눈이 익어버렸는지 푸른 색깔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분명 이런 산 속에 자리잡은 논과 밭이 우리나라에도 있고, 페루 쿠스코 Urubamba강가에도 있었는데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다 다른 느낌이 있다. 분명 다른데 말로 설명하기 참 힘들네. 이런 경작지가 제법 아래위로 길게 이어져 고속도로에서 한껏 즐겼던 속도감이 채웠던 마음의 자리를 안온힘이 대신했다. 곧 다시 해변으로 간다는 기대감은 덤.
구불구불 산을 하나 넘으니 다시 아드리아 해의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다. 해변도로라 구불구불 했지만 또다시 미처 다 넘지 못한 산들을 왼편에 두고 달리는 여행이 참 기분 좋았다. 그리고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크로아티아 뿐만아니라 보스니아도 갈 수 있고 세르비아도 갈 수 있다는 표지판들을 지날때 마다 진정 사방으로 열려있다는 느낌이 상쾌함을 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