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풍경을 즐기며 내려가다 드디어 국경에 다다랐다. 사실 크로아티아라라는 나라는 어릴 때 유고 내전으로 머리에 각인되었던 것 만큼 복잡한 현대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짧은 국경지대가 그 흔적이라면 그 흔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세르비아, 코소보,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등은 유고슬로비아라는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고 당시만해도 제 3세계의 리더 중에 하나였던 티토에 의해서 연방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 증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는 바다가 인접한 곳이 없는 내륙국이었는데 이 곳을 확보함으로써 독립 후에도 겨우 해상교통을 할 수 있는 이 곳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섬이 많은 지형상 항구로서의 역할은 상실하고 대신 관광 산업으로 활발한 곳이다. 처음 국경을 통과할 때는 나름 긴장하였으나.......무사 통과. 괜히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다른 나라인데 분명 다른 나라인데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인지 (슬픈 역사지만) 현대사를 공유해서 인지 크게 크로아티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붉은기운은 조금 덜한 듯한 느낌. 국경을 잊은 바다는 이곳도 저곳도 푸를 뿐이다. 단지 시간만이 그 빛깔을 바꿀뿐.
다시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는 국경. 차로 20분 남짓하여 국경을 두 번 넘는다. 여기서는 여권도 보여주고 물어보나마나 하긴 했지만 질문도 하더라. 문득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캐나다에서 미국 넘어올 때 생각이 났다. 어찌나 깐깐하게 물어보던지......여기서는 경찰관도 너 같은 관광객은 너무 많이 봐서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는 듯 심드렁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크로아티아로 놀러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조금만 더 가면 드디어 Dubrovnik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