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으로 가기 전, 역 옆에 펼쳐진 시장에서 잠시 구경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때문인지, 개시는 했으나 사람은 없이 썰렁했다. 그래도 파는 물건들이 페루 전통의 화려한 수공예품들이라서 을씨년스럽지 않고 눈이 즐거웠다. 사실 빠듯해진 예산 문제 때문에 기념품사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여행 막바지에 접어든 이 순간 무언가 기억에 남길 수 있는 것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공예 체스를 하나 샀다. 한 편은 스페인 군이고 다른 한 편은 잉카 군인 체스. 역사는 이미 우리에게 정답을 던져주었지만 이 체스판에서는 우리 맘대로 역사를 만들 수 있으리라. 말 하나하나가 어설픈듯하면서도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참 좋았다.
이제 진짜 안녕이다. Machu pic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