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u picchu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Ollantaytambo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다시 Aguas Calientes로 내려왔다. 우기의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나올 때 까지만 해도 Wayna picchu가 힘들게 비구름을 이고 있는 것 같았는데....... 결국 꽁꽁 묶어놓았던 판쵸 우의를 뒤집어쓰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손을 흔드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폭우 때문인지 아니면 습한 온기에 무거워진 눈꺼풀 때문에 볼 수 없었다.
여유있는 기차시간 덕에 어제 그리고 오늘 아침에 어둠에 묻혀있던 Aguas Calientes를 간단히 둘러볼 수 있었다. Aguas Calientes는 뜨거운 물 즉 온천이라는 뜻인데 Machu picchu 덕에 중요한 관광지가 된 조그만 마을이다. 물론 온천도 있는데, 여러 가이드에서나 또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서나 별로 추천하지 않았다. 지금은 다니지 않는 철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먹을 거리를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었다. 관광지에서 파는 음식이 보통 그러하듯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 보였고, 세계 각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터인지 페루 고유의 음식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 중국음식점도 있었다. ) Machu picchu에는 식당은 커녕 음식물 반입도 조심스럽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딱히 끌리지 않아서 둘러보기만 했다.
조금만 안 쪽으로 들어가면 Plaza de Armas가 나오고 어제밤 우리가 큰 도움을 받았던 관광 안내소가 한 귀퉁이에 위치하고 있다. 광장 중앙에는 Machu picchu를 만들었다는 Pachacutec의 동상이 서 있다. 그 앞에 채색된 인형들은 조금 촌스럽다는 생각이든다. 사실 이 마을은 철도 공사 노동자들을 위한 숙소가 있었던 마을인데 어쩌다가 Machu picchu가 발견되면서 폭발적인 번성을 이룬터라 왠지 무임승차한 느낌이 든다. 아마 그래서 동상들이나 인형들이 나에게는 인위적으로 느껴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