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여행기에서 먹을 거 이야기 잘 안 해왔다. 블로그에서 요리왕 비룡 놀이를 하기에 미각에 대한 나의 묘사가 시원치 않기도 하고 괜히 식당 홍보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번엔 제주에 왔으니깐 조금 해 보려고 한다. 다행히 아내가 꼼꼼이 사진을 찍어두어서 감사하게도 몇자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간 물항식당. 워낙 유명하니깐 찾아갔었는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왜 실망스러웠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1. 일단 물항식당은 갈치 조림으로 유명한데 우리가 주문한 건 보시다 시피갈치 구이와 전복뚝배기. 제주도 여행하면서 느낀 건데 참 식대가 많이 들어간다. 특히 제주도 산이라는 말이 붙으면 (믿거나 말거나) 가격이 더 붙고 손님들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래서 그런지 제주도 첫 식사 메뉴판에 쓰여있는 가격이 너무 크게 다가 왔고 더군다나 3인분 부터라는 갈치조림을 과감하게 주문하지 못했던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이를 교훈 삼아 이 다음부터는 먹는거에는 과감히 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매일 밤마다 열띤 검색, 무엇을 볼까 또는 어디를 갈까 보다는 무엇을 먹을까에 훨씬 신경을 썼다. 그 후로는 100%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는 제주도의 먹거리를 즐겼던 것 같다.
2. 더불어 유명한 식당 자체도 변질되었다고나 할까? 물항식당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제주도의 많은 다른 식당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보니 원산지를 분명하게하지 않거나, 예를들어 고등어는 제주도에서도 거의 노르웨이산이고 제주산으로 표시되지 않은 특히 국산이라고 표시되어있는 전복은 대부분 완도 양식 전복이라는 등, 아니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여전히 있다고 한다. 갈치회 같은 경우도 갈치는 잡자마자 냉동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것을 찾기가 제주에서도 쉽지 않다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갈치 조림을 권했다, 결국 먹지 못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지인들이 즐겨가는 곳을 찾아가는 건데.......그 것도 쉽지는 않은일이라. 쩝.
여튼 어려웠다. 고민도 많이 되었고. 한국에도 제대로 된 Yelp같은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