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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Korea (2014)

하르방밀면 - 제주도,한국 (2014. 10. 6)

원래 계획은 제주도를 시계 방향으로 도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싶어졌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머리 싸매서 짰던 계획을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일단 제주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한국이니깐, 그리고 예전에 와 봤던데니깐, 이런 생각에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고 훨신 유연하게 움직였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변덕스러운 계획 변경에도 별로 불평하지 않고 운전해준 아내에게 꼭 감사를.) 어제 물항식당에서의 교훈을 통하여 선택한 곳은......바로 하르방밀면 되시겠다.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아침식사가 되는 곳이라는 것 (결국 이는 틀린 정보였다)와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곳은 번화가가 아닌 아파트 촌에 뜬금없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10시에 여는 줄 알고 갔다가 알고보니 11시에 문을 열어서 바로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한 30분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11시 문 열자마자 갑자가 SUV가 한 두 대 오더니 한 노부부와 자식으로 보이는 분이 오셔서 자리를 잡으시고 또 동네에서 이른 점심을 드시려는 듯한 모자분이 자리를 잡으서서 '아, 이 곳이야 말로 현지인들이 오는 곳이구나.'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이 집의 주메뉴인 만두와 보말칼국수 그리고 대충해도 맛있을 수 밖에 없는 비빔밀면을 하나시켰는데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만두는 톳이 들어가서 좀 거무튀튀하긴한데 맛은 괜찮았고 보말칼국수 역시 제주도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 그런지 (칼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제법 만족스러웠다. 차라리 비빔밀면도 조금 도전적인 메뉴로 시킬 걸하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그래봤자 남은 메뉴는 물밀면 밖에 없지만서리.) 그렇게 월요일 남들 월요병에 신음하는 시간에 브런치를 먹고 본격적으로 제주 여행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