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를 날리며 Colca canyon 깊숙히 들어가니 전형적인 관광 도시인 Chivay와는 완전히 다른 촌로들이 소 아니 라마를 끌고 무심하게 관광버스를 지나쳐 각자의 터전에서 농사를 지을 것 같은, 시골 냄새 물씬 풍기는 마을들이 점점이 나타났다. 역설적으로 이런 모습들이 작은 도시들에서 조금은 어설프게 지어진 La Catedral이나 Plaza de Armas의 작은 석상들에 비해 더욱 더 인상적으로 다가 왔다. 우리나라와 아니면 북미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초록빛. 작열하는 남미의 태양에서 비롯되었는지, 높은 안데스를 건너오면서 푸른 물 빛을 산 너머에 다 두고 온 건조한 공기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없는 황색빛이 더 혼합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색적인 초록빛을 굽어보고 있는 산들의 모습은 농경지를 지키고 있는 험악한 파수꾼과 같은 모습으로 지나가는 여행자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Colca de condor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른 Yanque. 이른 아침부터 여행객들 위해 전통춤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화려한 악기와 화려한 장식으로 우리의 눈도 즐거웠도 춤추는 이들도 한바탕 즐기는 듯 보여 정말 기분이 좋았다. 지금은 Chivay가 tour의 영향으로 더 성장했지만 예전에는 Yanque가 귀족이 사는 동네로 훨씬 더 발전했었다고 한다. 결국 도시의 흥망도 사람의 역사와 함께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그런지 Chivay는 우후죽순 처럼 생긴 숙박업체나 유흥시설이 빼곡히 채우고 있었지만 이 곳은 제법 큰 La Catedral, 더군다나 페루의 화려한 장식을 한 건물이 중심을 잡고 주변에는 박물관이나 전통가옥들이 여행객의 눈길을 끌었다. 화려했던 과거의 향기를 현재의 우리가 아직 맡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