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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Plaza de Armas - Chivay, Peru (2010,1,1)


Colca tour의 하루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여행도 부익부 빈익빈인지라 여행사의 여러 가격 옵션에 따라 각자 다른 숙소에 여행객들을 하나씩 하나씩 떨어뜨렸다. 하지만 우리의 숙소는 처음에 여행을 등록할 때 여행사에서 보여주었던 숙소의 사진과 너무나도 달라 지금까지 조금씩 조금씩 쌓아갔던 페루에 대한 좋은 이미지에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상한 마음을 조금 달래고자 동네 한 바퀴 돌기로 했다.
Chivay 역시 Plaza de Armas를 중심으로 건물들이 옹기종기 퍼져나가고 있었다. 정말 이 동네는 Colca tour가 아니면 뭘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부분을 여행객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광장 중심에서 둘러보면 이제는 당연히 있겠거니라고 말할 수 있는 성당이 한 면을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늘상 볼 수 있는 들어가면 "한강 이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소리가 들려도 전혀 이상함이 없을 듯한 유흥업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아 온 Plaza de Armas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작아서인지 광장의 광활함보다는 소일거리 없는 어르신들이 한 분 두 분 나오셔서 지나간 세월을 서로 추억하실 것만 같은 안온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 거리를 한 전통옷을 입은 페루여인이 쉬크하게 가로질러가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다른 곳에서 아니 멀리갈 필요도 없이 Chivay에 들어 오기 직전에 만났던 여인과 같이 사진 모델을 해주면서 판에 박힌 듯한 웃음을 보여 줄 법도 한데 잠시 들러가는 여행객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걸어가는 모습이 역설적으로 생경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라마를 이끌고 돌아다니는 소년. 분명 관광객 상대로 웃음을 보여주고 라마 한 번 만지게 해주면서 돈을 요구하는게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이 봐왔는데, 이 아이는 정말 순진한 얼굴로 아주 순진하게 라마와 같이 놀고 아무 대가 없이 여행객들과 스스럼 없게 그것도 무료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 여기는 그래도 아직 시골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