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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Cruz del Condor - Canon del Colca, Peru (2010,1,2)



드디어 투어의 절정인 콘도르 전망대에 다다랐다. 전망대에 다다르기 전에 친절한 가이드는 우리에게 Colca canyon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1km 먼저 내려주어 간단한 하이킹을 할 수 있었다. 협곡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그 기저부터 온몸을 노출 시키고 있었다. 덕분에 적나라산 산 몸뚱아리는 엄청난 위압감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가져간 디지털 카메라의 뷰파인더가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협곡을 가로 지르며 저 깊은 바닥을 흐르는 물줄기가 힘겨워보였다. 양쪽의 거대한 산에 짓눌려서 그 주사기안에서 압축되어 튜브안에 흐르는 액체들처럼 가늘게 흐르는 그 모습,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 약해보이는 물줄기가 더욱더 산과 산사이를 깊게 파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깊이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 몰래 돌을 하나 던져보았는데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에 살짝 몸서리가 쳐졌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산 허리를 긁으면서 한층 가까워진 햇살을 맞으면서 걸어갔다. 앞만 보고 걸어가면 이 옆이 끝없는 낭떠러지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길이었다. 흙을 이렇게 밟으며 한동안 이렇게 걸어본지가 실로 오랜만이라 군 시절 행군할 때 느껴졌던 딱딱하고 아찍하게 뜨거웠던 아스팔트에 익어가고 있었던 나의 발을 어루만져 주었던 푹신한 흙길이 간간히 비죽비죽 튀어나와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다그쳤던 흙길위에 자갈들이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그리고 이 길에 끝에서면 우리가 기다렸던 콘도르와 드디어 만날 수 있을거라는 그런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