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dar에서 Split까지 가는 길. 아드리아 해변을 따라 내려가며 발칸 반도의 화창함을 만끽했다. 비가 올듯 구름이 뭉게뭉게 몰려다니다가도 강한 유럽의 햇살에 또는 그 햇살이 다시 아드리아 해에 반사 되어서 스리 슬쩍 물러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흐릴 듯 맑은 하늘 아래 간간히 흩뿌리는 빗방울이 더위를 식혀줘서 상쾌한 마음으로 Trogir에 들어갔다. 다른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Trogir 역시 구시가가 성벽으로 둘러싸고 있었고 그 구시가는 바다로 툭 튀어나와 예전에 내가 해상 교통으로 한창 날렸었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다 쪽으로는 제법 많은 선박들이 정박되어 있었고 유람선도 운영되고 있었다. 예전에는 주료 물류를 운송하고 어업을 위한 선박이 오가거나 좀 더 나아가 군사용 배가 정박했다면 요즘에는 휴가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의 요트가 대부분이라는게 차이라면 차이겠지. 부두를 따라 멋진 야자수가 일렬로 서 있었고 그 뒤에는 식당들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도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는데 꽤나 맛있었다. 피자도 괜찮았고 생선구이 역시 해산물이 많이 나는 나라답게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시내 안으로 산책을 하였다. 잠시 들른 곳이지만 하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빼곡히 채워진 성 안의 풍경들은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전히 그들의 삶을 살고 있는 크로아티아 인들. 감히 달력으로 세지도 못할 시절부터 이 곳에서 자리를 잡고 생활 터전을 일구고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가 된 지금까지도 그 자리에 여전히 있는 사람들. 낯선 이방인들 앞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집을 가꾸고 빨래를 널며 저녁 냄새를 풍기는게 어색하지 않다. 이런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생활들을 제거하고 방문을 제한하며 입장료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