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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Croatia (2013)

Old city 1 - Zadar, Croatia (2013. 6. 10)

Split로 넘어가기 전에 전날 보지 못했던 시가지 구경을 하기 위해 다시 구 시가지로 향했다. 어제는 어두워서 아니 Sea organ 볼 생각에 아니 Sun salutation이 빛나는 시간에 신경쓰느라 잘 몰랐는데 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예전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리 크지 않은 도시가 좀 답답해 보였다. 분명 외부 세계로 부터 보호하기 위함이었을 텐데 지금은 외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인지 도심은 마치 속이 꽉찬 만두처럼 오밀조밀했다. 당연히 주차는 시내 주차는 엄두도 못내고 성밖에 주차를 하고 시내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역설적이게도 대리석인지 석회암인지 모를 하얀 돌로 이루어진 거리를 걷는 여행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여행 중반이나 끝날 때 쯤에는 아무래도 여독이 쌓이다보니 조금 덜하지만 초반에는 힘이 조금 있다보니 사소한 것에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곤 한다. 분명 오늘 일정은 Split까지 가야해서 빠듯한데 골목골목 상점상점마다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기념품들이 자꾸만 발걸음 늦추었다. 더군다나 비록 구시가지는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작지만 예전부터 이탈리아와 인접해있고 수도인 Zagreb와 제 2의 도시인 Split사이에 위치하여 활발히 교류가 이루어진 덕에 제법 문화적으로 흥한 도시인지라 나같은 문외한이면서 이방인 조차도 무언가 예술적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이곳은 달마시안 전통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라 한다.

성벽 안으로 들어와 이 곳 저 곳 기웃거리다 마주친 Cathedral of St. Anastasia. 작은 성당인데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와서 경탄을 한다 (경건하게 둘러보기는 했다만 솔직히 난 뭐가 그리 대단한지 모르겠더라. 아무래도 아는 만큼 보이나니 나는 종교에는 까막눈이라서 그러겠지) . 이 곳에도 그렇고 또 밖에는 어느 학교에서 수학여행들을 왔는지 학생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었다.  로마, 헝가리 왕국, 베네치아 공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거쳐 유고슬라비아 왕국 다시 이탈리아에 속했다가 유고 연방 거기에다 세계 대전과 유고 내전까지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곳에 대해 크로아티아 인들의 관심들이 있나보다 생각하다가도 대열에서 이탈해 광장에 뛰노는 학생들을 보니 그래 꼭 다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슬쩍 웃음이 났다. 다보탑 석가탑 앞에서 신라인의 예술혼을 느끼기 보다는 그 앞에서 친구들하고 뛰어 놀기 바빴던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도 생각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