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는 뜻하지 않게 수업이 길어져서 연초에 다짐했었던 글쓰기에 게을러졌었다. 그러다 보니 곱씹에 보고 싶은 추억은 사진으로 점점 채워져가는 외장하드의 용량과 반비례하며 쌓여만가고 있다. 대충 떠올려봐도 Shennandoah national park도 마무리 글 정도가 있어야할 것 같고 Arizona/Utah는 Sedona에서 길을 잃어버렸으며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나 볼티모어 주변은 과연 쓸 수나 있을까 싶다. 그러던 와중 천신만고 끝에 학기를 마치고 학회 참석차 이탈리아에 갈 기회가 생겨 겸사겸사라고 하기에는 조금 빡세게 이곳저곳 들러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루어두었던 여행지까지 섞어서 소화해 보려하는데 잘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
이 비디오 클립은 크로아티아의 Zadar 항구 옆에 설치된 Sea organ. 뭔가 아름다운 음악이 나오는 연주가 아니라 파도가 일렁이게 되면 해변에 설치해둔 파이프와 구멍들이 그 일렁임을 소리로 변환하는데 마치 동물의 울음소리와 같다. 이 Sea organ옆으로 배라도 지나라면 이 일렁임은 더욱 커지고 소리도 역시 더 커진다. 여행기를 다시 계속해 볼까라는 내 마음에도 역시 이 배가 들어와 여기 이렇게 다시 새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한 동안은 이 일렁거림이 계속 내 머릿속에 계속 울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