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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Sacsayhuaman 5 - Cusco, Peru (2010, 1, 3)



쿠스코 시내로 내려가는 길.
택시를 타고 휙하니 단숨에 올라와서 인지 구름 너머 저 먼 신성한 곳으로 올라온다는 느낌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제법 숨차오르는 얼굴을 하며 밑에서 걸어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범인들이 쉬이 뒷동산 마실나오듯이 올라오는 곳은 아니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더불어 탁트인 공간을 벗어나  복잡한 세속으로 빨려들어가듯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점점 내 시야를 압박해오는 복잡미묘한 골목길의 모습이
그리고 그 속에서 이방인에게 주전부리를 파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리고 그 좁은 길을 기어이 비집고 들어오는 티코의 모습이
그리고 또 그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거대하여 고요한 Sacsayhuaman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쿠스코 시내에 대한 나의 기대를 고지대에서의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인해 점점 붉어져 온 나의 볼 색깔마냥 부풀어 오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