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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Croatia (2013)

Plitvice lake national park 5: Upper lakes - Plitvice lake, Croatia (2013, 6. 9)

Upper lakes는 숲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해는 중천에 떠서 한창 더워지고 있었을테지만 몸도 마음도 상쾌하여 계속 걸어갔다. 잊을만하면 어딘가가 촉촉한 해졌고 그럼 어김없이 폭포가 나타났다. 각각의 폭포와 각각의 호수가 다 이름을 가지고 있고 또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써 주는게 예의일 것 같지만 그러기가 참 쉽지 않다. 사실 Upper lakes에서는 폭포 사진 찍기도 물방울이 생각보다 많이 튀어서 카메라 꺼내기 조차 조심스러웠다. 대신 부서지는 물방울 사이로 다시 부서지는 햇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을 부지런히 눈에 그리고 마음에 담았다. 

역시나 에레랄드 빛 물 빛. 분수대에 던져 놓은 구리 동전들이 바꾸어 놓은 것과 같은 물색이 역시나 신기하여 바라보면 바닥이 훤희 드러다보이고 동전대신 언제 쓰러졌을지 모를 나무들에 켜켜히 쌓이 이끼와 침전물들이 참으로 비현실적이다 못해 심해에 들어간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다시 크고 작은 호수 그리고 그들을 잇는 폭포의 연속

그리고 역시 이름 모를 꽃들.
드디어 우리의 마지막 호수 Proscansko에 다다랐다. 배를 타고 건너온 Kozjak이 이 공원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마지막이라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건너가 보지 않은 호수라서 인지 바다 같이 느껴진다. 이 공원이야기하면서 정말 물 빛 이야기를 수도 없이 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인상적이다. 예전에 그림을 그릴 때 바다색을 내기 위해서 아무리 이 색 저 색 섞어보아도 그 색이 안나와 어린 마음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나의 느낌이 왠지 그 때 느낌인 것 같다. 에메랄드 빛, 옥빛, Turquious 뭐 등등 다양한 단어를 썼던 것 같은데 사실 다 마음에 썩 드는 단어들은 아니다. 오히려 굳이 묘사하지 않고 신기하다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