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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Chivay - Chivay, Peru (2010,1,1)



뇌 주름 구석구석을 누르는 것 같은 고산병과 위 주름 이곳저곳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메스꺼움에 점점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러움이 슬슬 밀려오다가 고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다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정신이 돌아왔다. 그런 찰나 갑자기 눈 앞에 들어온마을, Chivay. 한동안 관광객을 태운체로 후미에 먼지를 달고 다니는 버스 외에는 사람 흔적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제법 큰 마을이 나타나니까 반갑기도 하고 배고픈 배를 채울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Chivay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간이로 열린 자판. 전망이 좋은 곳에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고 있는 자판이라지만 이 곳의 조촐한 규모와 같이 데리고 나온 알파카 새끼 덕분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알파카 역시 밥 때인지라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듯 우유를 먹였고 우리 일행도 너도 나도 해보려고 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드디어 점심시간. 수학여행 때 선생님께서 여행사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식사라고 하셨는데, 제법 괜찮은 부페를 즐길 수 있었다. 더군다나 전통적인 페루음식이라고는 세비체 밖에 몰랐던 터라. 각각의 음식이 최고의 맛은 아니었을지라도 누군가 잘 정리해놓은 페루음식의 요약을 습득하듯이 점심을 해결하였다. 더불어 후식으로도 그 동안 먹어보지 못한 여러 과일로 멀미와 고산병으로 살짝 뒤집힌 속을 달랠 수 있었다. 


식 후 다음 일정을 기다리면서 돌아본 Chivay의 거리. 하루에도 수 많은 관광객들이 늘 왔다가 가는지라 이방인의 방문을 그다지 낯설지 않아하는, 무심한 표정의 주민들의 모습에서 관성을 느낄 수 있었다. 80년대 우리네 골목길과 비슷한 거리를 내려다보는 십자가가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