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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USA (2010-)

Paria canyon 1 - AZ, USA (2012. 12. 30)

복권 추첨.....은 아니고 입장권 추첨 시간이다. Paria canyon 안에는 Coyote butt지역이 속해 있는데 이 곳은 따로 입장권이 필요하다. 그 중 South 지역은 어렵지 않게 입장료를 구할 수 있는데 문제는 North 지역이다. 바로 Wave라는 지역 때문 (오늘자 Lonely planet facebook cover image를 찾아보길). 이 곳이 물리적인 충격에 약한 사암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하루 입장객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많고......결국 이렇게 추첨을 하는 것이다. 추첨은 인터넷 추첨과 방문 추첨으로 이루어지는데 인터넷 추첨은 4달전에 이루어지는 터라 (그 것도 항상 다 찬다) 도저히 기회를 잡을 수가 없고 방문 추첨은 다음날 방문객 10명을 아침 9시에 관리소에서 이렇게 추첨을 한다. 숫자가 적힌 나무 구슬을 통에 넣고 돌려 나오는 숫자로 당첨을 결정하는데 나름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경쟁률은 기본이 5대1은 되는 듯. 우리는 어찌보면 당연하게 떨어졌다. 아쉽.   
아쉬움을 뒤로하고 Paria canyon으로 향했다. 이 Paria canyon은 Paria강이 무른 이 지역을 조금씩 깎아 깊은 협곡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 협곡을 하이킹으로 건너는데 2박 3일정도 걸린다고 하며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어릴 적 탐험가하면 상상했던 모습, 예를 들면 거친 자연에서 최소한의 도구만 가지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그런 모습이 상상되는 곳이라고나 할까? 상상을 하는 중 어느새 Utah에서 Arizona로 넘어왔고 여기저기 잔설이 남은, 하지만 몹시 건조해 흙먼지가 날리는 Paria canyon으로 들어왔다. 협곡이 시작되기 전이라 잔목들이 여기저기 자라 있고 누군가 이 곳이 시작이라는 듯 표시를 남겨두었다.
이런 곳 협곡을 언젠가 한 번 꼭 걸어보고 싶었다. 머리위로 눈썹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양 손에는 거대한 지구의 흔적을 어루만지면서, 가끔 돌부리에 걸리더라도 툭툭 털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 이제 곧 시작이라는 설레임이 가득했는데 협곡의 입구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대신 이미 대륙의 마블링은 시작되어 세월의 물결이 바위에 넘실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