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정원이 문닫을 시간이 다가오고 바삐바삐 서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Chimes Tower와 인공폭포를 지나 멋진 분수쇼를 보여주었던 Fountain garden에 다다랐다. 해가 조금씩 넘어가고 다리도 조금씩 저려오고 있었지만 이 여독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잠시 컴퓨터와 인터넷에 멀어져 푸른 또는 그 푸르름을 조금은 잃어가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내가 각종 전자기기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으러 걸어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장난감 기차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바라보며 제법 신나게 사진도 찍고 기차를 쫓아가보기도 했다. 주변에 어쩔 줄 모르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건 덤이었다고나 할 수 있겠네. 그러고 보니 난 토마스를 보며 자란 세대는 아닌데. 대신에 은하철도 999가 이 곳을 달리고 있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긴 은하철도 999는 철도가 없구나.
어느새 가을은 왔고 곧 있으면 추수감사절이겠구나. 그리고 연말이겠지. 수확의 기쁨과 가는 해의 아쉬움이 밀려올 텐데 올해는 수확의 기쁨이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잎사귀 사이로 부서지는 저녁 햇살 사이로 웨딩촬영하는 커플이 보기가 참 좋았다. 멋진 곳이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