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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Argentina (2015)

Iguazu falls 1: Garganta del Diablo - Iguazu falls, Argentina (2015. 12. 28)



이른 아침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뒤로 하고 이과수 폭포를 여행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설핏 잠이 들었다 깨니 어느 새 정글이 눈 앞에 펼쳐졌고 싯누런 우루과이 강의 며칠전 내린 폭우덕분에 불어난 물들이 보였다. 파타고니아의 추위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여름 날씨로 바뀌었을 때도 몸이 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느끼는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정글의 후덥지근한 습기때문에 숨을 턱 막았다. 버스를 이용해서 숙소로 갈까하다가 이 어색한 더위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은 듯 하여 더군다나 숙소에서 이과수 국립공원까지 모든 라이드까지 해결해주신다는 택시 기사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여 시간 지체 없이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공원으로 향했다. 사실 이날 시간이 빠듯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역시 지체없어 Garganta del Diablo 즉 악마의 목구멍을 향하는 기차를 탔다. 기차는 공원 초입에서 탈 수도 있고 조금 걸어 올라가서 폭포 아랫부분을 구경하는 곳에서 탈 수도 있는데 대부분은 걸어 올라가서 폭포 아랫부분에서 타기를 추천했다. 밑에서 타면 기다리는 시간이 더 걸린다나? 




여튼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정글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색의 나비들이 처음부터 따라 붙어 눈이 즐겁게 올라갈 수 있었다. 20분 남짓의 시간 동안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구경 어떻게 하지 걱정도 되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개었고 악마의 목구멍으로 조금씩 걸어 들어갔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가 곧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고요하게 그리고 도도하게 우루과이 강물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황톳물의 누런 빛깔은 그 도도함에 무게감마저 더 했다. 그러다 저 멀리서 허연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고 그리고 그 연기 주변에 다닥다닥 모여있는 사람들 또한 보였다.  




그리고 도착한 Garganta del Diablo. 옆 사람의 말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우렁찬 소리를 뚫고 생긴 무지개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지만 다들이 기분 좋아보였고 그래서 그런지 모두다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사진도 찍을 수록 서로서로 배려를 해준 턱에 아주 즐겁게 구경할 수 있었다. 방금 봤던 누런 우루과이 강물을 생각하면 쫌 찝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과수 폭포에 물들이 여기 저기 튀면서 더위도 싹 날려주었다. 이 폭포의 물보라는 이 어마어마한 폭포의 깊이를 감히 상상조차 못하게 만들었고 덕분에 경이로움은 배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