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폭포로 다가가 본다. 폭포의 우렁찬 소리가 점점 거세게 귀를 때리고 산산히 부서진 물방울들이 얼굴에 몰아쳤다. 강력한 청각적, 촉각적 자극과는 달리 시각적으로는 정갈한 한 조각의 아이스크림 케익을 연상시켰고 왠지 달콤한 맛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폭포 예를 들어 나이아가라 폭포나 이구아수 폭포와는 규모에 있어서는 상대가 안되는 폭포이지만 빙하에서 녹은, 우유같은 물들이 그것도 첫째단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본류로 떨어지는 Gullfoss만의 개성있는 아름다움을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지키고 싶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대륙판이 갈라지는 틈 사이로 힘차게 흘러나가는 물줄기들이 여행첫날의 낯설음과 왠지 모를 피로감을 씻어내버리는 것 같았다. 잃어버린 짐 때문에 간헐적으로 생기는 두통도 어느새 저 물줄기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래 그 딴 거는 다 저 떨어지는 물줄기에 다 부숴버리고 다 씻어버렸다. 이제 여행 첫날인 것을. 어느 새 폭포위로 무지개가 내려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