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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Argentina (2015)

El calafate - El calafate, Argentina (2016. 12. 17)


남미는 솔직히 여행이 쉬운 곳은 아니었다. 일단 스페인어가 전혀 되지 않으니 특히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원활한 의사 소통이 힘들었고 교통도 그렇게 잘 짜여져 있지 않아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이번 여행 초반에 우리가 가장 힘을 줬던 여행일정이 바로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3박 4일 하이킹이었는데 이 곳에 가기가 정말 만만하지가 않았다. 일단 우리가 처음에 원했던 여행 경로는 Bariloche에서 El calafate까지 아침 일찍 이동하여 El calafate에서 당일에 Torres del Paine로 들어가기 위한 도시인 Puerto Natales로 넘어가는 방법이었는데 Puerto Natales는 칠레이다 보니 Bariloche에서 바로 가는 비행기편이 없었고 El calafate에서 버스로도 아침 이른 시간 하루 한 번이라 오전 11시 El calafate 도착 예정이었던 우리가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긴 하이킹에 앞두고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이날은 투어 예약이나하고 설렁설렁 돌아다니기로 했다. 


El calafate는  Lago Argentino에 인접한 일종의 관광 중심도시이다. Lago Argentino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큰 호수로 아르헨티나 국기의 하늘색 빛깔 그래도 물에 담아놓은 것 같다. (실제로 국기색을 이 곳에서 따 왔다고). Bariloche의 호수와는 사뭇 다른, 얼음들이 사르르 녹아서 생긴 흰 빛깔이 미처 다 녹아들지 못하고 캔디아이스바 색깔을 내는 모습을 공항에서 비행기 내리자 마자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 시내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호수를 보기에는 쉽지 않고 대신 큰 호수에서 조금 떨어진 웅덩이에 호수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우리는 운이 좀 있어서 홍학도 볼 수 있었다. 



El calafate는 사실 도시 안에는 별로 볼 것이 없다. 단지 Perito moreno 빙하를 보러 가거나 우리처럼 Torres del Paine에 가기 위해 또는 파타고니아의 상징 El chalten으로 가기 위해 잠시 들르는 교통의 중심같은 느낌이다. 대신에 위의 명소를 가기 전 취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들을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곳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우리도 현금을 인출하고 Torres del Paine에 들고 갈 짐과 여기에 놓고 갈 짐 (우리는 이 날과 Torres del Paine에 다녀 온 후 머물 숙소가 같은 숙소라서 남은 짐은 숙소에 두고 이동했다)를 잘 분리하고 앞으로의 힘든 일정을 대비하여 제대로 식사를 했다. 이 곳은 도시는 작은데 여행객들이 많아서 좋은 식당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우리는 이날 별로 할일이 없었던 관계로 다행이라면 다행히 6시 정도에 Isabel (http://isabelcocinaaldisco.com/)에서 꽤나 괜찮은 식사를 했었다. (우리 뒤로 갑자기 줄을 서는 손님들을 보는 기분이 제법 좋았다. 요즘은 예약만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는 듯). 양고기로 만든 부대찌개 같은 국물음식(Cordero Patagonia) 을 먹었더니 속도 따뜻해지고 아주 좋았다. 이 지역 특유의 조리 방법이라는데 며칠간 스테이크에 조금 지겨웠던 식단에 신선함을 주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