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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Cicciolina - Cusco, Peru (2010, 1, 3)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새하얀 벽들이 마주하고 있는 거리.
식민지 시대 주거지의 특징인지는 몰라도 상대적으로 작은 창문들이 인상적이었다.
하긴 어차피 문을 열어봤자 남미의 습기와 열기뿐이니,
그리고 눈을 시원하게 하는 멋진 산 또는 바다의 푸르름이 아니라
또다른 이웃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으리라.


하지만 어두컴컴한 터널과 같은 입구를 통과하면 보이는 건물 안은 집 주인이 직접 꾸민 그들만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수도의 역할을 했을 우물을 중심으로 펼쳐놓은 분재와 방문객들의 눈을 끄는 예술작품들은
요기를 위해 들어왔던 식당 Cicciolina를 훨씬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Cusco의 붉은색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이곳저곳에 보이는 파란색은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Cicciolina는 1층은 빵집이고 2층은 레스토랑인데 이 곳에서의 식사는 페루 여행 중 가장 호사스러운 식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너무 맛있게 먹느라 빵집 사진은 없고 레스토랑에서 먹은 식사는 주인공들이 조금 초췌한 모습이라서 생략.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맛은 정말 좋았고, 페루 숙소에서 주는 아침 식사에 늘상 나오는 빵에 식상해져 있었다면 이 곳 빵집에서 갓 구운 빵으로 대체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