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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USA (2010-)

Yellowstone & Grand teton national park 14: Norris geyser basin, porcelain basin - WY, USA (2015, 5, 25)

이날 부터는 공원 안이 아니라 공원 밖 북쪽 Gardiner에 숙소를 잡아 조금 서둘러서 북쪽으로 이동했다. 공원 안 도로는 8자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날은 Canyon village에서 8자의 허리를 이루는 Norris canyon road를 따라 가다 Norris junction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돌리기로 했다. 구름들은 Mt. Washburn 미처 다 넘어가지 못했는지 간간히 비를 흩뿌렸다. 등산의 피로 탓인지 Norris canyon road의 볼거리들은 별로 당기지 않아 바로 Norris junction에 있는 Norris geyser basin으로 향했다. (사실 그닥 흥미있는 볼거리도 없었던 것 같다.) Norris geyser basin은 Porcelain basin과 Back basin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이 날은 시간 관계상 Porcelain basin만 둘러보기로 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Porcelain basin은 도자기의 빛깔을 간직하고 있는 지표면이 땅이 머금고 있다 내뿜는 수증기와 한데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역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에 들어오는 매력이 덜한 Back basin에 비해서 인기가 많아 우리가 갔을 때도 많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구경하고 있었다.

솔직히 활발한 화산활동 덕에 지표의 성분이 불규칙적으로 만들어 내는 색깔과 모양의 이런 아름다움을 이전에 아이슬란드에서 구경한 적이 있긴 했지만 이 곳이 왠지 규모가 더 커서 더욱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조금만 파내려가면 왠지 시뻘건 마그마가 날름 거릴 것만 같았고, 공간을 가득 채운 연기가 군데군데 먹구름이 내려앉은 하늘 아래에서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왠지 화성에 온 느낌이었다고 썼던 것 같은데.) 푸른 물을 바라보고 있으니 왠지 떠 먹거나 손을 담가보고 싶은 유혹에 잠시 사로잡히기도 했다. (물론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그러진 말자.)

하나하나 웅덩이마다 이름이 달려있고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있어서 4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다. 이 곳은 전 지구를 통틀어서 지표면이 가장 얇은 지역이니 왠만하면 산책로만 따라가라고 여기저기에 써있다. 문득 발을 내딛었다가 바닥이 갈라지고 심연으로 꺼져버리는 아찔한 상상을 했다가 어느 새 살짝 내민 푸른하늘과 그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 표면에 다시 시선을 빼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