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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Argentina (2015)

Recoleta - Buenos Aires, Argentia (2015. 12. 15)


작열하는 12월 남미의 태양이 조금씩 넘어갈 5시 무렵 하던 일을 정리하고 호텔을 나섰다. 리콜레타 묘지를 지나니 푸르른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최초 시장의 이름을 딴 Plaza Intendente Torcuato de Alvear와 프랑스가 기증한 독립 기념물이 있는 Plaza Francia를 지나는 데 여행을 하는 느낌 보다는 그냥 일하다가 잠깐 산책을 나온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내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 나와 같은 여행자들이 아니라 직장에서 보람된 또는 힘들었을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사람들 또는 그 사람들의 가족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던 것 같다. 유명한 관광지인 리콜레타 묘지가 문을 닫은 6시에는 이방인들이 이 곳을 떠나고 대신 낮 기간동안 직장으로 잠시 떠나있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 무리의 사람들과 뒤엉켜 넓은 Av. del Libertado를 건너 신전 같은 건물에 박물관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무슨 학교 강당인 걸 깨닫고 얼른 나왔다. 사실 이 지역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좀 알아준다는 박물관들이 있는데 스페인어를 잘 모르다보니까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리가 관심이 있던 MALBA(Museo de Arte Latinoamericano de Buenos Aires)는 하필이면 우리가 간 화요일 마다 휴무여서 결국 구경하지 못했고 나중에 알고보니 잘 못 들어갔던, 사진에서도 보이는 건물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 법과 대학이었다. 


대신 Plaza de las Naciones Unidas에 있는 거대한 알루미늄 꽃 Floralis Generica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 곳에 오기전 안내책자에서 봤을 때는 '굳이 이 걸 보러 가야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직접 보니 제법 멋있었다. 나름 과학적으로 설계되어서 해가 뜨면 꽃봉오리가 벌어지고 해가 지면 닫힌다고. 하지만 한 동안 고장이 나서 꽃봉오리가 벌어진 채로 있었고 이걸 고칠 책임이 있었던 아르헨티나 록히드 마틴사가 하필 국영화되어 차일피일 수리가 미뤄졌다가 최근에야 다시 작동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