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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Qorikancha or Iglesia de Santo Domingo - Cusco, Peru (2010, 1, 3)


잃어버린 태양의 신전 , Qorikancha.
한 때는 정돈된 석축위에 황금으로 덮여진 건물들이 위용을 뽐내었을 잉카시대 가장 중요한 신전
잉카 제국에 산재했던 수많은 신전들의 중심.
하지만 정복자들에 의해 그 많던 황금은 벗겨지고 건물은 해체되어 그 토대만 남아
정복자들의 건물이 그 위에 다시 올려진 참 기구한 신전.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된 지진으로 인해 이 Iglesia de Santo Domingo은 무너지고 다시 지어지기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잉카 시대의 석축은 지진에도 그대로 남아 정복자들의 건축술을 비웃으며 잉카인들의 위대한 석조술을 후대에게 증거하고 있다.
 


더불어 한 해 농경을 기준으로 제작되었던 잉카 시대의 달력과 해와 달의 뜨고 짐 그리고 농경 사회의 모습을 양각화한 금판 그리고 중요한 방에는 어김없이 보이는 이단 구조의 석조 문틀은 잉카 시대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편이 되어 신전 여기저에 흩뿌려져 있었다.

아직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잉카시대 건축양식들과 농경 사회였던 잉카의 흔적들, 그리고 정복자의 시대에 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해 본국의 문화양식을 전통 잉카의 빛깔에 덧입혔던 당시 예술학도의 작품들도 여전히 이 곳이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임을 역설하고 있었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지라 예술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신전 앞뜰의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 과거가 잉카인이든 정복자들이든 또는 지나가는 관광객이든, 우리는 우리의 현재를 살고 있으니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는 현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다소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