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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France (2013)

Paris...첫 날 - Paris, France (2013. 6. 7)

생각해보니 처음으로 해외여행 나왔던 도시가 바로 파리였다. 한 번 여행가야지 마음먹으면 기본적으로 지도 정도는 머리에 외워두고 갈 정도로 준비하는 요즘과 달리 처음에는 생 초짜라 같이 갔던 853만 졸졸 쫓아다녔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영어인데 그마저도 통하지 않아서 매 순간순간 당황했던 기억도 나고 덩달아 내가 이 이역만리에서 돈 떨어지고 여권도 잃어버리고 비행기표도 없어지면 어쩌지하고 최악의 상황을 머리에 항상 그리며 돌아다녔던 것도 생각이 난다. 아 그리고 뭐가 그리 신기했는지 정말 코너코너 돌 때마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어서 한 달 여행을 하고 나니 찍은 사진이 3000장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슬프게도 그 때 찍은 사진들은 다시 꺼내보지 않았다. 

지금이야 나도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도 내가 처음 나왔던 7년 전보다 언어도 편해지고 반숙여행가의 옷을 입고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면서 경험이 쌓였으며 나름대로 머리에 기본적인 정보도 많이 넣어두어서 낯선 곳에서도 담담하게 돌아다니게 되었다. 무작정 셔터를 누르기 보다 먼저 생각하고 또 지금의 순간을 어떻게 사진으로 남길까 아니면 또 어떻게 글로 남길까 생각하게 되었고 (물론 카메라가 훨씬 좋아지기도 했다.) 한가지 슬픈 점이 있다면 그 때에 비해 체력이......

여하튼 7년만에 파리에 다시 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파리를 구석구석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크로아티아를 가기 위해 거쳐간다는 느낌이었는데 파리를 아주 잘 아는 아내의 친구 덕에 7년 전 골목골목의 느낌을 새록새록 되살리며 그 때 만큼 빡세게(!) 구경했다. 첫날은 너무 신나게 돌아다녀서 한데 묶어서 정리해본다. 지금 보니 여행의 좋은 기억도 기억이지만 에어컨 시설이 아주 열악한 파리의 더위까지 같이 느껴지네. 아 참 아내가 파리에 도착한 날이 꽃보다 할배들이 파리에 들어온 날과 같다고 하던데. 방송 보면서 '나도 저기 있었는데!' 하면서 보니 더욱 재미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