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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Croatia (2013)

Old city 5: 성벽 투어 4 - Dubrovnik, Croatia (2013. 6. 13)

성벽에서 가장 높은 곳인 Mincenta tower를 향하여 계속 걸어나간다. 작열하는 태양에 탈수나 열사를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나름 썬크림도 꼼꼼하게 바르고 물도 준비해가서 그런지 다행히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아니면 너무 멋진 풍경에 사로잡혀 문득문득 피로감을 잊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고. 이 곳에서 일본인 노부부의 사진을 잠시 찍어줬는데 그 분들의 얼굴에도 여독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에 이 멋진 풍경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다. 

성벽이 안과 밖을 분명히 구분해 놓고 있었는데 안에는 사람이 그리고 밖에는 그 사람들의 차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느낌이었다. (당연하게도) 구 시가에는 차가 들어올 수 없는 탓에 성 밖에 주차를 해 놓는데 전세계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그런지 주차 공간을 찾기가 정말 쉽지 않다. 낮에는 차를 숙소에 두고 왔지만 밤에는 차를 끌고 나왔는데 참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주차료를 핸드폰으로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주차장에 적힌 전화번호로 주차 공간 번호와 차량 번호를 문자로 보내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전화기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지나가는 크로아티아인에게 부탁했더니 선뜻 대신 해 주어서 참 고마웠던 기억이있다.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정말 크로아티아 인들은 여행자들에게 관대하고 친절했다. 크로아티아  여행 자체에도 좋은 기억이 많이 있지만 사진에 미처 담지 못했던 크로아티아 인들의 친절이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다시 시야에 들어온 붉은 지붕들. 자세히 보면 붉은 색도 다 붉은 색이 아니고 붉은 색, 바랜 붉은 색, 점점이 붉은 색 등등 나름 개성이 있다. 그리고 그 건물 사이를 채우고 있는 빨래줄과 푸른 나무 또는 꽃들이 또다른 개성을 더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하고 때로는 숲 속의 나무들을 봐야되듯이 이 멋진 광경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묘사해 보려고 노력하긴하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표현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아쉽다. 
Minceta tower 아주 튼실해 보인다. 성벽 투어의 마지막으로 멋진 시내를 눈에 담기에 좋은 곳이다. 올라가는 계단 밑에 지역 예술가의 그림 몇 점 구경하는 것도 쏠쏠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마지막까지 내리막이다. 절정에서 결말로 내려가는 소설처럼 마무리되는 투어. 하지만 Dubrovnik 여행은 어찌보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도시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