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sterio de San Francisco. 좁은 골목길을 지나 앞마당을 들어서면서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은 마당을 가득히 덮고 있는, 건물 틈새 웅크리고 앉아 있는 그러다가도 갑자기 푸드득거리면서 낯선 방문객에게 텃새를 부리는 비둘기들이다. 분명히 평화의 상징일진데 한국에서 '닭들기'라 불리우며 천대받 듯이 이 곳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는 것 같지는 않았다. 때때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과자를 던져 주거나 웃는 얼굴로 다가가기는 하였지만 대부분 지친 표정의 잡상인들 옆에서 심드렁하게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Lima는 정말 황색의 도시다. 사막과 같이 건조한 기후와 Plaza de Armas의 건물들과 더불어 이 곳역시 황색의 이미지를 나에게 강하게 심어주었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서 보아온 석조 건축물들이 천연 그대로의 돌 빛깔을 그대로 사용한 것과는 달리 이 곳은 요즈음의 콘크리트 건물 처럼 도색을 하였다.
5 sol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이 곳은 지상과 지하가 날카롭게 대립 공존한다 화려하게 금을 입힌 성물과 종교적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그린 기록화가 걸려있는 회랑과 그 회랑이 둘러싸고 있는 네모난 정원 그리고 정원으로 스며들어 오는 따스한 훈풍과 선선한 햇살. 시장통인 건물밖과 완전히 차단된 고요한 공간은 페루에서의 둘째날이 주는 긴장감을 살짝 풀어주는 여유를 나에게 주었다.
http://www.imagesofanthropology.com/Peru_South_America_People_and_Places_Page_3.html
이어지는 지하무덤 카타콤베. 적나라하게, 정강이 뼈가 잔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돈되어 나열되 있다. 뼈의 무덤, 뼈의 밭, 지상의 따사로운 햇살과 대비대는 음습한 냉기. 깊은 심연으로 빨려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복잡한 미로, 아직도 그 길이 어디까지 나있는지 모른다는 (대부분의 카타콤베가 그렇긴하지만) 이 미로가 오싹하게 만들었다. 머리위로 간간히 비치는 지상 위의 교회당이 이승을 그리워하는 사자들의 마음 같았다.
(*카타콤베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서 인터넷의 사진으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