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here are you going?/Italy (2013)

Leaning tower of Pisa - Pisa, Italy (2013. 6. 2)

사진을 찍다 보면 지표면과 평행을 맞추는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많이 느끼는데 이번에는 더더욱. 여튼 정말로 기울어졌다. 어릴 때 세계의 명소들을 조립할 수 있는 장난감이 달려는 과자가 있었다. 피라미드도 있었고 에펠탑도 있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소로는 올림픽 시즌이어서였는지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 피사의 사탑이었다. 그리고 국민학교 1학년 때 공책 표지가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 사진이었는데 역시 그 중에 하나가 이 피사의 사탑이었다. 어린 마음에 내가 커서 이 곳에 갈 수 있을까? 힘들겠지 아마? 이랬던 것 같은데 나이가 서른이 넘어 이렇게 사탑 앞에 서 있구나. 어릴 때 사진으로 그림으로 보고 상상했던 것을 직접 눈으로 볼 때의 기쁨은 여행의 또다른 묘미이리라.

사탑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두 팔을 올리고 사진을 찍는데 다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탑을 미는 자세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겠지. 왼쪽 오른쪽 아래 위를 외치는 사람들이 즐거워 보인다. 

탑이 더 기울어지는 것을 걱정한 나머지 기둥에 동여맨 철끈이 눈에 들어온다. 계속되는 지반 침하로 기울어짐이 심해지자 기울어진 반대쪽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 놓는다는지 무너지는 지반에 단단한 물질을 주입하여 더이상 무너지는 것을 막는다는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고 2001년까지 공사가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 곳에 오기 전 찾아본 사진에는 한창 공사 중일때의 사진이어서 마음을 조금 비우고 왔는데 새하얀 본체 그대로의 모습이라 매우 반가웠다. 사탑 너머로 보이는 비행기 구름이 똑바르다. 갈릴레이는 정말로 저 사탑 꼭데기에서 무게가 다른 두 물체를 던졌을까? 정말로 동시에 떨어지는 걸 직접 확인했을까? 괜한 상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