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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Igesia de Compania - Arequipa, Peru (2009,12,31)


사실 이 날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단연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였지만 신년 행사로 인해 너무 일찍 문을 닫는 바람에 하릴없이 Plaza de Armas를 배회하던 중 광장 한 귀퉁이에서 마주친 Iglesia de Compania. 사실 무교인지라 기독교 문화에 별 관심도 없고 하루만에 거기서 거기 같은 기독교 건축물들에 질려버렸던지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공짜라 해 질때까지 시간이나 보낼겸해서 들어가 보았다.
 

입구 한 쪽 벽을 차지 하고 있는 Arma Christi, 일명 그리스도의 무기. 예수를 상징하는 십자가에 여러도구들이 붙어있는 형태인데 얼핏 성스러움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수양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들은 것 같다. 그래서 이 도구들은 수단 그리고 노력을 상징한다고. 사실 이 곳은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닌데 이 좁은 공간에 그리고 좁은 벽에 정성스레 문양을 새겨 놓은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저 조각 하나하나 새기면서 석공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의 고유 문화인 잉카 문화를 침범한 기독교 문화의 문양을 새기면서도 저렇게 세심하게 정성이 담긴 문양을 새긴 것을 보면 잉카인들은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침범이 아닌 동화가 되어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드었다.


이제 대부분의 페루인들은 태양신이 아닌 예수를 믿는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기전 경건한 마음으로 예수에게 촛불을 바친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에는 경건함 또는 편안함이 엿보인다. 그 옛날 예수가 아닌 태양신이 그들에게 주었을 그 경건함 또는 편안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