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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Ireland (2013)

Dublin castle - Dublin, Ireland (2013. 6. 1)

사실은 더블린 여행을 이 곳 Dublin castle에서 시작하려고 하였다. 고풍스러운 풍경을 기대해서라기 보다는 위치가 좋고 여행의 기준으로 잡을 만한 괜찮은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2013년에 아일랜드가 EU 의장국(의장국은 순환제)이 되었고 그 업무를 보는 공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Dublin castle 특히 Upper yard는 대중에게 공개가 6월 30일까지 제한되는 통에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크게 떨어져 있었고 덕분에 택시 기사 왈 요즘은 그렇게 볼거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북처럼 생긴 Norman tower (Record tower)나 창살너머로 위엄을 뽐내고 있는 Bedford tower는 구름낀 Dublin하늘 아래 엄숙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성 안에 이 곳 저 곳 들어가서 구경할 게 많다고 듣기는 했는데 입구를 찾기도 쉽지 않았고 시간도 빠듯해서 그냥 안내하는 길 따라 한 5분 정도 걸었나? 앞서던 사람들이 쪽문으로 들어가길래 아무 생각없이 따라들어갔는데 갑자기 눈 앞에 탁 트인 공간이 펼쳐졌다. Dubhlinn garden에 들어서니 더블린 성의 엄숙함에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슬그머니 풀어지면서 좀 더 여유있게 Dublin castle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여느 시내 공원처럼 재잘대며 뛰어 노는 애들도 간간히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니 한 편에는 Chester beatty library가 자리잡고 있었다. 

Chester beatty library는 더블린에서 제법 유명한 도서관으로 들어가면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곳의 그림이나 기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King of Copper라고도 불렸던 미국태생의 Chester Beatty는 영국에서 살다가 노년에는 이 아일랜드에 정착하여 그가 모은 것들을 기증했고 그 결과물이 이 Chester Beatty Library라고 한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의 유물들을 제법 구경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동양에서 온, 더군다나 박물관에 들어가면 먼저 하품부터 하는 성향을 가진 난 그렇게 큰 관심이 가진 않았다. 기억에 남는 건 옥상에서 바라본 Dubhlinn garden이었다. 1층에서 바라볼 때와는 달리 마치 너른 잔디밭위에 어린아이가 선그리기를 연습해 놓을 것과 같은 모양이 제법 흥미로웠다.  전시물을 곱씹는 대신 실내에 좀 앉아서 앞으로의 여행에 숨을 고를 수 있어서 좋기는 했네. 쉬면서 이 전시물의 대부분을 기증한 Chester Beatty는 과연 어떻게 이 많은 것들 모았을까? 과연 이게 무엇인지 다 알기는 알았을까? 뭐 이런 시시껄렁한 생각들을 좀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