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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Iceland (2010)

Djupalonssandur & Dritvik - West Iceland, Iceland (2010, 6, 20)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 역시 활발한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검은 지반 위에 다양한 식생이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들이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Snæfellsjökull 국립공원의 치마자락에 있는 Djupalonssandur & Dritvik을 향하는 동안 Saxhall crater와 같은 신기한 지형도 있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금방이라도 몸을 던지면 푹신하게 나를 받아줄 것만 같은, 두터운 이끼가 만든 풍경이었다. 곱씹어 보면 연약하기 그지 없는 이 지의류 식생이 이렇게 잘 형성되어있다는 것은 그 만큼 이 곳의 사람의 때가 덜 묻어있다는 증명이겠지.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 척박한 곳에서 살면 보통의 생활력이 필요한게 아니리라. 

Djupalonssandur은 검은 기암괴석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둥근 자갈들로 이루어진 제법 긴 해변을 따라 걷는 동안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으니 내심 쌓였던 스트레스들이 날아가는 것 같다. 그래 아이슬란드에서 혹시나 생겼지도 모를 나쁜 기억들 예를 들면 짐이 늦게 왔다는 것 등은 바닥까지 긁어서 여기 파도에 부숴버리고 좋은 기억만 남겨가야지.  하얀 포말이 일렁이는 해변가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니 그 동안 있었던 아이슬란드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