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Chisos basin의 동쪽을 구경했다면 오늘은 서쪽 Ross maxwell scenic drive를 타고 Santa elena canyon까지 다녀왔다. 어제는 자꾸만 저무는 해에 마음이 조급해 져서 주변 풍경을 여유있게 구경을 못했는데 오늘은 Lone mine trail이 길지 않았던 덕분에 overlook에서 잠시 숨도 고르면서 둘러볼 수 있었다. 황량한 사막에서 생존하느라 제 몸을 가꾸지 못해서 꽃처럼 하나하나 예쁘지는 않았지만 하늘을 향해 힘찬 생명력을 내뿜는 선인장이나 관목들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Chisos Basin에서 독립해 나온 듯한 봉우리 들도 세찬 바람에 홀로 맞서나 봉우리가 깎여나갔지만 그 깎여나간 제 흔적들을 허리에 쌓아두어 자신들을 더 강건하게 만들고 있었다. 텍사스가 넓다고 하는데 이런 사막을 넓게 바라다 보니 속이 시원해졌다. 때마침 바람이 거칠것 없이 불기도 했고. 이런 사막도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는데 이번에는 시간 관계상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Ross maxwell drive 마지막에 자리잡고 있는 Santa elena canyon. 어제 다녀온 Boquillas canyon보다 Rio grande 물줄기가 더 크게 휘둘러 나가서 그런지 훨씬 크게 다가왔다. 10분 정도 산책이면 충분했던 Boquillas canyon에 비하면 Canyon안으로 깊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왠지 손 만 뻗으면 멕시코 땅을 잡을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거대한 절벽은 당연하게도 거대한 시간이 층층히 박혀 푸른색에서 붉은색의 층들을 품고 있었다. 내가 이 곳에 와서 바라본 시간은 저 모래알 하나의 두께도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괜히 떠날 때가 되었다는 생각과 섞여 헛헛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햇살이 협곡으로 직접 들어오는 아침시간에 왔으면 좀더 다채로운 색깔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기도 했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