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공원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어느새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지표면 가까이 내려온 태양은 깊은 골짜기까지 햇살을 내리고 그 햇살을 받은 석상들은 화려하게 매력을 발산했다. 그 사이로 붉게 포장된 도로가 아직까지도 강렬한 기억에 남아있다. 이 붉은 화산재를 섞어서 포장한 덕택에 붉어진 이 도로는 Zion의 상징과 같아서 잠시 일반 검은 아스팔트였다가 2008년에 방문객들의 요청에 의해서 다시 붉은 색으로 포장되었다고 한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Canyon junction이 나오고 이 곳에서 Mt. Camel 쪽으로 방향을 틀면 이 날의 숙박지인 Kenab을 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Zion 여행은 이제 시작이므로 계속 직진. Junction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석벽이 우람하다. Zion은 곳곳에 숨겨진 등산로가 많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암벽 등반을 하기도 하는데 가끔 이 곳을 배경으로 하여 아찔한 장면을 찍은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에 한 등산 용품 매장에서 Zion의 한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역설적이게도 참으로 태연하게 망중한을 즐기는 사진을 전시해서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Court of patiarchs.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세 봉우리가 사진을 찍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각각 Abraham, Issac, Jacob으로 이름도 가지고 있는 저 봉우리들 앞에서 잠시 차 안에서 움츠러들었던 몸을 피면서 경치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