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계획은 Yellowstone 국립공원으로 올라가는 US 89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펼쳐질 Grand teton의 장관을 즐기는 것이었는데 잔뜩 찌뿌리다 못해 어두컴컴한 날씨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내도 뜻밖의 고산병 탓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시간 비행 탓인지 힘들어했고. 그래서 모든 걸 다 다음으로 미루고 바로 우리 숙소가 있는 Yellowstone의 Grant village로 향했다. 1시간 반 정도 운전하는 동안 주변 풍경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대신에 뭔가 미지에 세계로 발을 내딛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복작복작한 일상에서 벗어나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들소들이 뛰노는 들판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차장에 떨어지는 빗물소리와 그 빗물을 어설프게 씻어내는 와이퍼의 엇박이 왠지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했다. 한 40분 정도 지나니 Moran junction이 나왔고 이 곳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통과했다. 입장료는 일주일 Yellowstone과 Grand teton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표가 25불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와는 조금 달랐던 듯)이었다.
+ 한창 숲길을 지나고 또 호수를 지나고 또 오르락 내리락하기를 한 시간 정도하니 어느새 Yellowstone 지역에 접어들었다. 모르는 사이에 제법 고도가 높아져서 차창 밖으로는 Snake river를 저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잠시 이 곳에서 허리를 피고 계속 더 나아가니 저 밑에 있던 강이 어느새 내 발밑까지 올라왔고 큰 호수가 되었다.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와 맞이한 Lewis lake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정말 투명했고 저 멀리 구름에 비를 쏟아내는 것이 보일 정도로 넓었다. 지도로 봤을 때 이 공원에서 작은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호수에 박힌 돌들을 디뎌 앞으로 나아가면 물위를 걷는 느낌일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