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yðisfjörður 외곽에 잘 갖추어진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 날부터 숙박비를 아낄 겸 무조건 캠핑장을 이용하였는데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멋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하루에 만 원 정도면 화장실과 수도 그리고 대부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시설까지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이 곳곳에 있어서 심지어 낭만적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인지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캠핑을 자주 즐기는 듯 보였고 덕분에 온 갖 크기와 모양의 캠핑차를 구경할 수 있었다. 식료품 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캠핑용 음식, 특히 양고기를 구할 수 있어서, 거의 매일 매일 나름대로 배불리 먹었다.
일단 텐트를 치자. 군대에서 텐트 참 열심히 쳤었는데 그 때 쳤던 A형, 일명 개집에 비하면 너무나도 쉽고 간편하고 가볍게 하루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혹시 모기라도 들어올까봐 꼼꼼하게 방충제까지 치고 흐뭇하게 한 컷.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 잠드는 순간을 기대하면서 늦은 식사를 준비했다.
첫캠핑 식사는 라면. 밖에서 끓여먹는 라면은 찬공기와 닿아서 그런지 아주 면발이 쫄깃쫄깃했다. 혹시나 해서 아이슬란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갔었는데 왠만한 것은 아이슬란드에서 구할 수 있었다. 물론 농산물들은 유럽 어느나라 보다 비싸긴 했지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설겆이를 하기 위해 공용부엌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피요르드는 캠핑장을 한 껏 아늑하게 안아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