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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Iceland (2010)

Seljalandsfoss - Southwest Iceland, Iceland (2010, 6, 11)


1번 도로 일명 Ring road를 달리다보면 빙하에서 녹은 물들이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물장수들이 물을 가득 담은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있는데 양동이 여기저기에 금이 이 곳 저 곳에 물이 새는 것 마냥, 산정위의 얼음덩어리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얼음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Selfoss에서 30분 남짓 달렸을까 제법 멋진 폭포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목표로 잡은 Skogarfoss까지 시간이 빠듯한 듯 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름 여름이라서 그런지 많은 수량이 제법 된다. Seljalandsfoss는 독특하게 폭포 뒤로 길이 나 있어서 제법 운치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바닥이 물기를 흠뻑 머금어 길이 미끌미끌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코스라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1번 도로를 향해서 입을 벌리고 있는 폭포 뒤에서 바라 본 풍경은 "아 그래 여기 들르길 잘 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 충분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쌓였던 여독을 날려보냈다. 
  

태양이 지표면에 점점 가까워 지면서 하늘이 노랗게 익어갔다. 저 태양이 비록 지평선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내가 길 위에 있음을 문득 일깨워주었고 하늘에 점점이 퍼져있는 구름은 살짝 붉게 물들인 캔버스에 하얀 붓터지 같았고 시야 앞에 떨어지는 물줄기는 마냥 평화로운 풍경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