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잠시 Lac de Sables에서 아침 안개에 몸을 적셨다. 전날 미처 정리되지 못한 배 한척이 호숫가에 고즈넉히 자리잡고 있었다. 이 고요함을 뒤로 하고 비포장 도로를 달려 Lac Provost에 도착했다. 이날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다. 호숫가 모래사장에서 어린이들은 모래장난을 하기도 했고 물장난을 하기도 했으며 젊은이들은 비치발리볼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은 과감히 카약을 도전해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노가 어느 쪽이 앞으로 향해야 하는지도 몰랐었는데 어제 탔던 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일 정도로 속도를 낼 정도가 되니 제법 스릴 있었다. 그러다가도 우리를 유유히 지나가는 좀 타보신 분들 때문에 살짝 위축되기도 하고. 정말 세상에는 재미있는게 많은 것 같다. 이번 여행 전까지는 이렇게 뱃놀이를 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 나이도 좀 들고 또 경제력이 생기다 보니 좀더 과감하게 그 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도 한 번 해보니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텐트를 설치 해놓은 Lac de Sables에 돌아가다가 들른 Chutes aux Rats. 폭포 앞에 한 무리의 남자들이 웃통을 벗고 베드민턴을 치고 있었는데 풍기는 마초의 느낌과는 반대로 깃털처럼 가벼운 셔틀콕을 쫓는 모습이 내심 웃기기도 했다.
역시 저녁 먹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독서와 이것저것 글을 썼다. 어찌보면 심심하게 보냈고 그래서 지금 그렇게 쓸 말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진 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