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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Night of Inner harbor in Baltimore under the blue moon


 여기저기 깨진 구슬 파편을 찾기 위해 마룻바닥을 훓는 것 처럼 데이터를 모으고 꼼꼼히 접착제를 발라 가급적 흠이 보이지 않도록 그래프를 그리다가 문득 애시당초 이 구슬에는 뭔가 빠진 파편이 있는게 아닐까? 혹은 이 구슬은 원래 영롱한 빛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 아닌가 의심에 답답해지는 순간이 요즘 왕왕 있다. 그러다 오늘이 흔치 않는 Blue moon이 떠오른다고 하여 잠시 컴퓨터를 덮어두고 Inner harbor로 나갔다. 해 진 직후가 가장 보름달이 크다고 하여 일몰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 집을 나섰는데 어느 새 제법 높은 위치에 달은 걸려 있었다. 정말 어디 흠잡을 때 찾기 힘든 구슬 같았다. 내가 지금 정리하고 있는 것들이 저렇게 밝고 찬란하게 빛나는 결과로 귀결된다면 참 좋을 텐데. 하지만 지금은 순간적으로 초점을 잃어버린 것 처럼 흐릿하구나. 
Federal Hill에 오르니 Inner harbor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사진 동호회가 출사를 나왔는지 사람 키만한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으신 분들이 많았다. 허리 높이 정도의 삼각대에 위태롭게 카메라를 올려놓은 살짝 주눅들었지만 곧 잊어버리고 야경을 담았다. 다시 한 번 Baltimore의 야경에 감탄해 본다. 정말 이 도시에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달은 남쪽으로 걸음을 멈추지 않고 땅 위의 빛들은 그 길을 밝힌다. 집에 오는 길에 Grandprix 경기를 위한 스탠드가 어느새 훌쩍 설치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