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들을 뒤로 하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등성이에 오르니 돌무더기들이 어지러이 흩어져있다. 이 돌무더기들이 이 Machu picchu를 짓는 근간, 즉 이 곳이 바로 채석장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 저 밑 계곡에서 이 곳까지 건축자재를 날라오는 것은 힘들었겠지. 그래도 이만한 도시를 건설할 만큼 돌을 캐려면 아마 어지간히 돌들이 많았을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채석장의 이미지는 날리는 돌가루, 날카로운 굉음 그리고 날벼락이 떨어지는 것 처럼 깎아지르는 듯한 경사면 등인데, 이 곳은 비교적 널찍한 공터에 널부러진 돌무더기와 여기저기 걸터앉아 널널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곳 저 곳 치열한 노동의 흔적들이 흩어져있으니 쐐기를 박기 위해 파 놓은 홈이라든지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그어 놓은 선들은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주었다. 물론 과연 이 정도의 기술력으로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이 엄청난 건물들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점은 여전했다. 혹자는 이러한 쐐기와 정을 이용한 물리적인 방법 뿐만아니라 돌들을 마모시키는 특별한 천연물들을 추출하여 사용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밝혀진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