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Machu picchu 8 - Machu picchu, Peru (2010, 1, 5)


건물들을 뒤로 하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등성이에 오르니 돌무더기들이 어지러이 흩어져있다. 이 돌무더기들이 이 Machu picchu를 짓는 근간, 즉 이 곳이 바로 채석장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 저 밑 계곡에서 이 곳까지 건축자재를 날라오는 것은 힘들었겠지. 그래도 이만한 도시를 건설할 만큼 돌을 캐려면 아마 어지간히 돌들이 많았을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채석장의 이미지는 날리는 돌가루, 날카로운 굉음 그리고 날벼락이 떨어지는 것 처럼 깎아지르는 듯한 경사면 등인데, 이 곳은 비교적 널찍한 공터에 널부러진 돌무더기와 여기저기 걸터앉아 널널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곳 저 곳 치열한 노동의 흔적들이 흩어져있으니 쐐기를 박기 위해 파 놓은 홈이라든지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그어 놓은 선들은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주었다. 물론 과연 이 정도의 기술력으로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이 엄청난 건물들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점은 여전했다. 혹자는 이러한 쐐기와 정을 이용한 물리적인 방법 뿐만아니라 돌들을 마모시키는 특별한 천연물들을 추출하여 사용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밝혀진 것은 없다.


채석장 너머로 펼쳐져있는 계단식 농경지에 걸터앉아 나도 잠시 가쁜 숨을 돌린다
. 저 밑에는 깊은 계곡이 펼쳐져있고 뛰어 내리면 두둥실 받쳐줄 것 같은 구름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