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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going?/Peru (2009-2010)

Machu picchu 6 - Machu picchu, Peru (2010,1, 5)



조금 더 내려가면 나오는 Temple of the Sun. 잉카인들은 태양을 숭배했다고 널리 알려져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 주변 건축불들일적인 직사각형 구조와 확연히 구별된다. 또한 사용한 돌들 역시 푸석푸석한 느낌을 주는 다른 건물들의 돌들과는 달리 때 빼고 광 낸 듯한 새하얀 돌들이 사용되어 군계일학의 신성한 느낌을 준다. 이 곳에 난 창으로 동지 때 (남반구라 동지가 우리의 하지인 6 21일 경) 햇살이 통과한다고 하며 옆에 정방형의 공간에서 제사장들이 기거하면서 제사를 위한 준비를 한다고 한다.


Temple of the Sun의 뒷면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일명 가장 아름다운 벽”. Machu picchu를 처음으로 발견한 Hiram Bingham이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맞은 편 석축과 대조되어 그 정교함이 Cusco의 건물들과 비견할만 하다. Urubamaba 계곡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습한 기운과 우기 때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그리고 간간히 일어나는 지진에도 흐트러짐 없이, 시멘트 같은 접착 매게체도 없이, 오로지 그들만의 무게를 고르게 전달하고 또 고르게 전달받으면서 방문자들에게 그 굳건함을 시위하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Temple of the Sun은 큰 바위위에 그 모습을 일체로 변형시키지 않고 부드럽게 왕관을 씌우듯 쌓여졌다. 그 느낌이 흡사 수원화성의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연상케했다. 가장 밑 축의 돌들은 편평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바위의 형상대로 조각되어 거친 톱니를 끼워맞추는 듯 세심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세심함에 감탄한 방문객들을 무안하게 만드는 모습이 바로 이어지니……제멋대로 생긴 바위 들을 거푸집 삼아 주형을 뜬 듯 조각한 돌들이 Temple of the Sun을 떠 받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석조술의 백미였다.


그리고 그 Temple 밑에 또다른 비밀 공간. 조각하다만 듯한 바위 뒤로 보이는 조그만 방이 마치 보물을 찾아 비밀의 방을 뒤지는 듯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곳은 아마 무덤 또는 미라와 관련되는 무언가가 보관되어있던 방이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들어갈 수는 없었다.